종교는 정신적 안식처|윤두영「이맘」<목사·한국회교서울중앙사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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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위대한 대자연의 섭리는 아무리 현대과학의 힘을 동원한다 해도 어찌할 도리가 없는 것 같다.
그러나 그 오묘한 대자연의 소리를 파괴시킬 수도 있는 힘이 있다면 그것은 오직 창조주이신「알라」(「아랍」어로 하나님이란 뜻) 한분 뿐일 것이다.
그분의 자신의 옷으로 치밀하고 정교한 계획아래 우주만물이라는 대 작품을 창조하셨다. 또 그의 피조물들은 그분의 법칙에 의해 통솔 관리되고 있으며 시한이 되면 소멸 환원되고 만다.
흔히들 이를 일러 인생무상이니, 흙에서 낳아 흙으로 돌아간다고들 하기도 한다.
유일신이신「알라」께서는 인간의 창조는 물론 인류의 생존과 번영을 위해 만물을 창조해 주시기까지 했으니 모든 인간은 마땅히 그분께 감사하고 그 뜻에 절대 복종해야 한다는 것이「이슬람」교의 근본교리다.
인간은 창조될 때부터 이성과 지혜·감정을 각각 구비하고 선하고 티없는 만물의 영장으로 태어났지만 절대자인 하나님에 비해서는 불완전하기 그지없는 존재인 것이다.
인간은 선악을 자유롭게 판단할 수 있고 자신의 자유의지에 따라 행동할 수 있지만 그 행동의 결과에 대한 책임을 반드시 지게 돼 있는 것이다.
한편 인간은 불완전한 존재이기 때문에 영혼의 안정을 위해 무엇인가의 신앙에 의지해 살게 마련이다. 좀더 적극적으로 말한다면 인간 본질상「믿음의 의무」가 주어져 있다고도 할 수 있다.
신앙을 상실한 현대인의 비극도 이 같은 믿음의 의무를 다하지 못한데서 비롯되는 것이다.
「알라」의 거룩하신 가르침대로 인간은 모두가 평등한 것이니 서로를 믿고 존경하고 사랑하며 분수에 넘치는 욕망을 억제, 불의와 부정의 모든 죄악을 범하지 말아야할 것도 단순한 윤리가 아니라 창조주에 대해 이행해야 할 의무의 하나인 것이다.
신앙의 선택은 자유인 것이며 어떠한 형태의 종교라도 상관이 없다.「알라」의 자비는 비를 내리심과 같이 모든 인간에게 공평한 것이지만 그것을 어떻게 이용해야 하는가는 신앙을 통하여 가르쳐 준다.
올바른 사람은 자기 종교에서 진정한 정신적 양식을 얻어 자신의 정신문화를 향상 발전시켜 나가며 영혼의 안정을 도모한다. 물질적인 일시의 욕망에 빠져 잠시의 쾌락에 도취하는 사람들일수록「영원」을 갈구하지만 멀지 않아 소멸되고 막는 것은 대자연의 섭리다.
세상의 모든 정상을 자신의 의지대로 발동시킬 수 있다고 믿는 생각은 종교적 입장에서 볼 때는 있을 수 없는 얘기다. 모든 사상의 근원은 신의 뜻에 의해 생명을 얻어 생존 육성되고 그의 절대법칙에 의해 지배되는 것이다.
현대과학기술은 극한으로 진보되어 일상의 물질생활 면은 많이 향상됐지만 정신생활 면의 향상은 이에 반비례해 퇴폐 돼가고 있는 현상이다.
환경과 질서는 파괴되고 인간의 존엄성은 날로 떨어져 스스로가 이룩해 놓은 문명 속에서 환멸과 불안에 떨며 고민을 하고 있지 않은가. 이는 우리 인간들이 정신적 생활측면의 향상발전을 등한히 한데서 온 당연한 결과인 것이다.
모든 종자는 이 같은 현대인의 정신적 위기를 직시, 비뚤어진 생활태도를 바로 잡아주고 교화하는데 신명을 다해야 할 의무가 있다.
◇편집자주=우리나라에 회교가 최초로 전래된 것은 1955년9월「유엔」군의 일원으로 참전했던「터키」군 부대에 의해서였다.
현재 교도 수는 3천7백 여명-.
교회에 해당하는「머스크」(성원)는 서울 한남동의 중앙「머스크」하나뿐이고 기독교의 목사와 같은「이맘」도 역시 한 명밖에 없다. 최근 중간 회교국들과의 무역과 외교가 빈번해지면서 회교의 선교활동도 활발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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