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토끼 기르기(하)<사양관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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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소농에 소가축」이라는 「유럽」지역의 격언과 같이 대 가축을 사육할만한 경지와 사료 작물포가 없는 영세 농가에서는 토끼 기르기가 가장 적합한 부업이랄 수 있다.
적은 자본으로 착수할 수 있고 자본회전이 빠르며 사양관리가 용이할 뿐만 아니라 어린아이·부녀자·노인 등 남아도는 노동력을 효과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것이 토끼 기르기이기 때문이다.
적정 사육규모는 사육목표에 따라 다르겠지만 토끼고기 수요가 한정돼 있는 현 단계에서는 수토끼 1마리와 암토끼 4마리 정도가 알맞다.
토끼는 생후 10개월만 되면 새끼 얻는 것이 가능하지만 너무 일찍 교배시키면 분만된 새끼가 너무 작거나 허약하여 실패하기 쉽다.
반대로 너무 늦게 교배시키면 살과 기름이 지나칠 정도로 많이 찌게 되어 번식이 잘 안될 염려도 있다.
따라서 토끼의 번식적령은 생후 8개월, 경제적인 번식 연한은 3년간으로 보는 것이 가장 적당하다.
또 번식은 생산물의 처리·판매시기 등을 고려, 인위적으로 안배하는 것이 현명하다.
씨 토끼를 생산 판매하려면 봄·가을에 비교적 수요가 많으므로 2월과 9월께 교배시키는 것이 좋다.
육용 토끼를 사육할 때는 2∼3월께부터 교배시켜 6월께까지 번식시켜야 한다.
육용 토끼는 6∼7개월 되는 어린 토끼의 고기 맛이 좋을 뿐만 아니라 토끼고기의 수요도 가을부터 이듬해 봄까지 계속 많기 때문.
털가죽 생산을 목적으로 하는 경우에는 도살시기가 겨울철에 한정되고 털가죽의 질은 생후 8∼10개월 된 것이 가장 좋으므로 번식시기는 겨울철부터 봄철까지로 하고 교배는 3회 정도 시키는 것이 유리하다.
모용 종인「앙고라」토끼는 털을 많이 깎도록 노력해야 하며 번식시기를 특별히 정할 필요가 없으나 일반적으로는 번식력이 좋은 봄철에 교배시키는 것이 좋다.
6월 이후에는 점차 번식이 어렵게 되고 9∼10월은 번식에 좋지 않은 계절이 되기 때문이다.
암·수토끼는 분리시켜 키워야하며 교배는 암토끼를 수토끼장에 넣되 맑은 날 오전 중에 교배시키는 것이 가장 성적이 좋다.
즉 상오 9시∼10시께가 가장 원기가 왕성할 때이므로 이때에 교배시키는 것이 수태가 잘된다.
토끼 기르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먹이와 관리.
무엇보다 열과 습기를 철저히 방지해야 한다.
토끼는 추위에는 비교적 강하지만 더위에는 지극히 약하기 때문에 여름철 직사광선을 막아주는 것이 중요하다.
또 습기의 피해가 가장 크다.
때문에 이슬이 맺혀있는 풀을 그대로 먹이면 십중팔구는 질병에 걸린다.
따라서 여름철 사양관리 여부가 성패를 좌우한다.
무더운 날씨·지루한 장마·여름철은 정녕 토끼에겐 가장 잔인한 계절이다.
대부분의 질병은 여름철에 발생한다.
설사병을 비롯하여 「콕시뒴」병·고창증 등으로 여러 마리의 토끼들이 한꺼번에 죽는 경우가 허다하다.1
따라서 여름철에는 토끼장 청소를 철저히 해주고 매일 깔 잎을 충분히 넣어주어 건조시키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한편 농협이 판로를 보장해 주고 있는 털가죽이 생산자의 관리 부주의로 제값을 못 받는 예가 허다하다.
농협이 제시하고 있는 털가죽 품질은 ①적어도 수분이 90%이상 건조될 것 ②모근이 부패하지 않을 것 ③털가죽에 상처나 부패한 곳이 없을 것 ④네다리·머리부분·모근부분을 제거할 것 ⑤좀이나 벌레가 발생하지 않을 것 등.
따라서 이 같은 기준에 맞도록 털가죽 관리에 신경을 써야한다. <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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