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영 앞에서 통곡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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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조총련계 교포연인>
조총련계 재일교포 추석 성묘단 일원으로 42년 만에 고향 땅을 밟은 조순돌씨(55·여)는 17일 동생 조유순씨(49·여)집에서 밤을 꼬박 새우며 친지·가족들과 지내온 얘기를 나누었다.
조씨는 1일 상오6시 일본에서 갖고 온 흰 치마·남색저고리 등 한복으로 단정히 차려입고 20년 전 사망한 어머니 변경인씨의 무덤을 찾아 일본 술 「월계관」과 사과·배 등으로 제상을 묘소 앞에 차려놓고 성묘했다. 조씨는 함안군가야면말산리본동 뒷산에 있는 묘소에 이르자 한동안 말문을 잊고 눈물을 흘리며 무덤을 지켜봤다 어머니에게 두번 큰절을 하고 난 뒤 조씨는 실향의 슬픔이 한꺼번에 복받쳐 오르는 듯 갑자기 엎드려 묘를 부등켜 안고 통곡을 하며 『순돌이가 돌아왔습니다』며 목메도록 어머니를 불렀다.
조씨는 『어머니의 별세소식을 들었지만 곧바로 귀국하지 못해 한이 맺힌다』 고 털어 놓으면서『이제 죽어도 눈을 감을 수 있다』고 했다.
조씨는 13세때 일본에 건너가 18세때 한국인 송오찬씨 (사망)와 결혼, 1남2녀와 친손자 2명, 외손자 5명을 데리고 경도시에 살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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