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의 위기 5단계|박문희박사, YWCA서 강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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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부부는 성장과정·성격이 다른 개체의 결합이므로 불만과 갈등이 필연적으로 발생하게 된다.
이 갈등을 적절한 때 발견하여 해소하지 않으면 가정의 파탄, 자녀에의 어둡고 심각한 영향을 초래하기 쉽다.
지난16일 서울YWCA에서 『주부의 정신건강』에 대해 강연한 박문희씨 (국립정신병원 원장)는 『두 남녀가 결혼전의 가정 환경에서 구축했던 이성에 대한 이상형과 배우자에 대해 가졌던 과도한 기대를 버리고 서로의 결점을 감춰주는 생활이 중요하다』고 말하고, 부부간의 위기를 5단계로 나누어 설명했다.
▲ <제1단계> 결혼직후의 위기=결혼당시에는 서로 잘 보이기 위한 체면, 자제가 계속되어 마찰이 없으나 그런 의식이 없어지면서 배우자에 대한 서로 다른 적응방법 때문에 고통을 느끼게된다.
예를 들어 남편이 자기 어머니에게서 얻는 「이미지」를 아내에게 투영하여 어떤 일이든 일방적인 강요를 하고 한없이 자상한「서비스」를 요구하는 경우에 남자가 어머니의 영향을 벗어나 자주적 계획적으로 아내를 사랑할 수 있는 『정신적 이유』가 가장 시급한 문제
▲ <제2단계> 몇 년 지나 첫아기가 생겼을 때=아내가 아기에게만 관심을 쏟고 남편은 신혼 초와는 달리 바깥일에만 전념하게 되어 공통의 관심사가 줄어들 때 여성의「히스테리」는 남편의 소외감을 증가시켜, 밖에서의 환락에 이끌리기 쉽다.
▲ <제3단계> 생활조건이 악화됐을 때=책임감과 사랑과 인내를 최고로 발휘하지 않으면 가정 파탄의 가장 큰 이유가 된다.
예를 들어 패물을 팔고 친정의 도움까지 얻어 남편을 뒷받침하는 아내가 심리적 배신감을 느꼈을 경우. 남편이 정신적으로 위로를 주며 「컨트롤」해야할 아내에게 물질적·심리적 부담감을 크게 하면 심신이 피로하고 회의와 환멸이 생기기 쉽다.
▲<제4단계> 자녀가 성장하는데 따른 문제=자녀가 문제아가 되거나 잘못될 경우의 부부의 대립과 긴장.
▲<제5단계> 갱년기=생활이 안정되고 자녀가 다 성장해서 여유가 생길 때 오히려 조심해야한다. 질병이나 우울증·권태·인생에 대한 허무감 등으로 제각기 번민에 빠지는 것이 위험신호 결국 부부는「일심동체」나 상대방의 희생에 매달리는 것보다는 일정한 간격과 인간적인 이해심으로 두 사람의 합치점을 모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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