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못 팔고 추석 대목 넘기는 슈퍼체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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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추석을 코앞에 두고 국세청이 「슈퍼체인」에 대해 전면적인 술 공급중단조처를 하자 「슈퍼체인」에선 그야말로 벙어리 냉가슴 앓듯 괴로운 심정.
국세청은 전국3천5백 여개의 「슈퍼체인」에 대한 판매조사결과 거의 모두가 도매행위를 한다는 사실을 밝혀내고 이 도매행위를 국세청에 비교적 성실히 신고한 41개를 제외하곤 술 공급을 중단해 버린 것. 따라서 「슈퍼체인」에선 명백히 잘못을 저질렀기 때문에 국세청의 조치에 대해 항의는 못하지만 추석대목을 술 한 병 못 팔고 넘기려니 보통 고통스러운게 아니라는 것. 추석이나 연말껜 술이 평일보다 10배 이상 팔린다.
「슈퍼체인」은 정부의 유통근대화 계획에 따라 최근 많이 생겼으나 워낙 시설비가 많이 들어 재미를 못 보았는데 이제까지 수입의 큰 몫을 점하던 술 판매마저 중단되니 그 타격은 치명적이라는 것. 「슈퍼체인」의 육성책임을 맡고있는 상공부나 물가문제에 신경을 써야 하는 기획원도 국세청에 대해 공식 이의는 못 걸지만 속으로 은근히 심하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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