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관간부 등 20명 조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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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여수=전육·임광희기자】대검 여수지구 밀수폭력특별수사본부(반장 김병만 부장검사)는 15일 밀수조직배후에 대한 수사를 확대, 전 여수경찰서 간부 및 전세관장 안모 씨·전감시과장 장모씨·전세관수사계장 이모씨 등과 시청관계자 등 모두 20여명에 대한 수사를 벌일 예정으로 알려졌다.
수사본부는 이와 관련, 밀수자금의 조달경위를 캐기 위해 여수시내 30여 암「달러」상에 대한 수사를 벌이는 한편 수배중인 허봉용씨(46)가 해외 탈출을 위해 부산지역에 잠입했다는 정보에 따라 해안 봉쇄령을 내리는 등 외곽수사도 펴고 있다.
이번 사건의 수사기밀 일부가 사전에 누설되었고 도주한 허봉용씨가 여수지역밀수의 총책으로 모든 내용을 파악하고 있기 때문에 수사가 장기화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에 따르면 수사대상이 되고 있는 전 여수경찰서 및 세관간부들은 지난2월 활선어수출선 아신호(선주 신현호)의 7천만원 어치 녹용밀수사건과 관련된 혐의를 받고있다는 것이다.
당시 이 사건을 둘러싼 밀수조직간의 폭력사태로 밀수내용이 주민들 사이에 과다하게 알려졌는데도 경찰과 세관이 이를 문제삼지 않았다는 것이다. 아신호는 2월「일 활선어 1만5천kg을 싣고 일본「시모느세끼」에 입항, 그곳 밀수조직으로부터 녹용 70kg을 받아싣고 오기로 약속했었는데 아신호가 입항시간을 어기자 일본의 밀수조직은 마침 그 시간에 입항한 제11범양호(선주 박준식)를 아신호로 잘못 알고 물건을 넘겨주었다는 것.
그 후 아신호 선주 신씨가「시모노세끼」에 연락, 물건이 잘못 실려간 것을 확인하고 범양호 선주 박씨가 「그런 일이 없다」고 거절하다가 58kg만 돌려주었다는 것이다.
당시 신씨가 물건을 되찾게 된 것은 신씨의 부탁을 받은 허봉용씨가 부하 정감영·김중환·김홍기씨 등을 시켜 박씨를 여수시 수정여관 (허씨 소유)으로 납치, 「린치」를 해 자백을 받은 결과였다는 것이며 이로 인해 밀수사실이 폭로됐다는 것. 이 사건과 관련된 박씨는 14일 현재 일본으로 탈출, 「시모노세끼」에서 한국외항선원들과 접촉중인 것으로 밝혀졌다.
또 관련세관원들은 여수세관 재직 시 있었던 보세창고의 압수품 도난사건과 관련된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본부는 이들 세관원들이 74년·11월과 지난 1월 2차례에 걸쳐 여수세관에서 압수 밀수품도난사건이 발생하자 이를 메우기 위해 도난당한 밀수품과 똑같은 물건을 시중에서 사오도록 부탁해 보충했었다는 정보를 입수, 이에 대한 수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 졌다.
당시 이 사건과 관련, 감시과장 장모씨·수사계장 이모씨 등 3명이 직위해제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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