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풍 앞두고 벼멸구 극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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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대풍을 눈앞에 두고 극성을 부리고 있는 벼멸구는 전북평야에서 3일 동안에 피해면적이 7.7배로 급증하고, 전남평야에서는 예년의 10배나 되는 피해면적을 보이는 등 호남·영남·중부 등 전국곡창지대에서 폭발적으로 확산, 대풍농사에 감수가 예상된다.
전북도는 지난 10일부터 도내 전역에 벼멸구 방제 총동원령을 내려 공무원·학생·농민들에게 벼멸구방제를 독려하고 있으나 10일 현재의 발생면적 2천8백25ha가 3일 만인 13일에는 2만2천49.3ha로 7.7배나 늘고 특효농약인 「바사」가 바닥나 효과가 적은 유제나 수화제·석유 따위로 방제하고있어 피해면적은 걷잡을 수 없이 늘고 있다.
농가에서는 「바사」대신 「엘산」「다이아지논」입제 등을 찾고 있으나 약이 달리고 약을 써도 효과가 없다는 것.
더우기 전북도의 경우 농약 「바사」가 일부 농협에서 부정 유출돼 조기방제를 못해 피해면적이 급증했다고 농민들은 주장하고 있다.
이번 벼멸구의 피해는 통풍이 잘 안되는 벼의 뿌리부분에서 줄기를 갉아먹어 올라가며 벼알이 쭉정이가 돼 하얗게 말라죽고 있다는 것.
【전주】13일 현재 전남도가 파악한 벼멸구 발생면적은 2만2천49.3ha나 실제는 이보다 더 많을 것이라는 도 관계자의 추정이다.
지난 5일에 처음발생, 당국은 벼멸구발생지역에선 15%감수를 예상하고 있으나 조금만 예방과 방제가 늦으면 2∼3일 안에 볏대가 완전히 말라버려 마당흉년을 우려하고 있다.
피해가 특히 많은 지역은 정읍의 6천5백15ha를 비롯, 김제·부안·고창·군산·옥구·완주 등이다.
【광주】전남도내 전체피해면적은 지난해의 10배인 3만ha에 이르고 특히 승주·나주·장흥·강진에서 극성이다.
【부산】김해평야를 비롯, 경남도 내 벼식부면적 16만7천ha 가운데 3만5천여ha가 피해를 보고 있다. 특히 김해평야의 경우 살충제를 아무리 뿌려도 구제가 되지 않아 기름에 톱밥을 섞어 뿌려 멸구가 논바닥에 떨어지면 다시 살균제를 뿌리고 있다. 도농정당국은 피해지역에서 5∼10%감수가 예상된다고 했다.
【대전】충남도내 벼멸구 발생면적은 17만2천8백90ha의 농경지 가운데 5%인 8천4백ha에 이르고 있다.
피해가 가장 심한 곳은 서천·보령·부여지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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