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의원들 평양방문 하면 북괴, 한미간 이간을 획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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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홍콩23일UPI동양】박정희 대통령은 가까운 장래에 미 의원들이 평양을 방문할 경우 북괴는 이를 악용하여 한·미 관계를 이간시키고 주한미군의 철수를 위한 미 의회의 지지를 얻으려 획책할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폴·핀들리」미 하원의원(공화·일리노이주)이 23일 기자회견에서 밝혔다.
중공과 4일간의 한국 방문을 마치고 「홍콩」에 온 「핀들리」의원은 지난 22일 청와대에서 박 대통령과 1시간 반 동안 회담한 자리에서 미 의원의 평양방문이 초래할 영향에 관해 질문하자 박 대통령은 북괴공산당의 유일한 목적은 미 의원의 방문을 악용하여『주한 미군의 철수를 위해 미 의회의 지지를 구하는 것』이라고 답변했다고 전했다.
「핀들리」의원이 밝힌 박 대통령과의 회담내용에 의하면 박 대통령은『나는 미 의원이 평양을 방문한다고 해서 김일성이 북한사회를 외부 세계에 개방하거나 김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바꿔 놓으리라고는 믿지 않는다. 그와 반대로 김일성의 유일한 목적은 미 의원방문을 악용하여 한·미간에 쐐기를 박으려는데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또 『김일성은 북괴가 평화주의와 무력불사용의 간판을 내걸고 주한미군의 존재가(남북문제의) 평화적 해결에 대한 유일한 장애물인양 미국을 설득하려고 획책할 것』이라고 지적, 『우리는 한국이 제2의 월남이 되도록 방치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고「핀들리」의원이 전했다. 미 하원 국제관계위의 중견「멤버」인 「핀들리」의원은『북괴가 세계에서 가장 폐쇄적인 사회이기 때문에 미 의원의 북괴방문이 북괴로 하여금 주변정세에 보다 현실적인 관념을 갖게 하는데 도움이 될지도 모른다』는 자신의 견해를 박 대통령에게 피력했던 바 앞서와 같은 답변을 주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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