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의 새 「장르」…신학적 범죄 소설 등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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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작가 「마리오·브렐리치」 최신작 『로페라·델·트라디멘토』 (배반의 공작)가 출간됨으로써 이제 문학계에는 신학적 범죄 소설이라는 새로운 「장르」가 탄생할 것 같다.
이 소설은 예수의 제자의 한사람으로서 예수에게 입맞추어 예수를 「로마」 점령군의 포졸들에게 신호를 했던 「유다·이스카리오트」의 배반과 죽음이라는, 역사상 가장 그 의의가 컸던 사건 가운데의 하나를 다시 파헤치고 그 내막을 캐는 것을 줄거리로 하고 있다.
「헝가리」인 작가로서 뒤에 「이탈리아」로 이주한 「보렐리치」는 성서 상에 나타나는 주제들을 완전히 가공적인 방법으로 다툰 여러 가지 소설들을 이미 써낸 바 있다.
이번 작품에서 그는 「에드거·앨런·포」가 만들어낸 사설 명탐정 「뒤팡」을 소설의 주인공으로 내세워 2천년 동안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로 남아 있는 문제들의 내막을 풀어헤치기 위해 「유다·이스카리오트」 사건의 해부에 손을 댄다.
이 작품 속에서 신이 이미 예수의 죽음을 예정한 것이라면 왜 「유다」가 예수에게 배신의 입맞춤을 할 필요가 있었으며 왜 하필이면 「유다」 혼자서 배신의 역할을 맡아야했었는가 등의 의문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제기되고 있다.
작가 「브렐리치」는 예수가 죽고 만인의 죄를 구속했다는 엄청난 공작에서 「유다」는 한갓 도구로 이용된 것이 아니면 「유다」 자신도 모르게 그런 공작에 이용된 것인지도 모른다는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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