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혼모 급증… 3년 동안 배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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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근년에 사회문제로 대두된 미혼모는 분분한 논란 속에서도 해마다 급증현상을 보여주어 우리사회에 여전히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최근 한 통계에 따르면 상담에 나선 미혼모의수는 불과 3년만에 1백%나 늘어났다. 특히 이들 미혼모는 아기를 포기하기 위해 상담기관을 찾는 경향이 늘어나 여러가지 문제를 생각케한다.
최근「홀트」아동복지회가 조사한 바에 의하면 지난 72년부터 75년6월말까지 상담소를 찾은 미혼모는 서울에서만도 5천명이 넘는다. 이를 연도별로 보면 72년이 1천명, 73년 1천63명, 74년 1천7백47명, 그리고 올해는 지난 6월말 현재 벌써 1천2백32명에 이르고 있다.
이 숫자는 「홀트」아동복지회·대한사회복지회·한국사회봉사회· 애난복지회·구세군여자관등 5개기관의 자료를 모은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미혼부모 상담사업이 시작된 것은 지난 69년부터. 지금은 위에서 말한 5개기관과 십자군연맹등 모두 6개 기관에서 이 사업을 벌이고있다. 이들 기관에서는 우선 미혼모의 정신적 안정과 신체적 건강을 되찾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아기에 대해서는 엄마자신이 기르기를 원한다면 장래에 대한 계획을, 그리고 아기를 기를 수 없는 사정이라면 적당한 양부모의 알선을 주선해준다.
그러나 상담소를 찾는 미혼모들의 처지는 친권포기, 즉 아기를 남에게 주기 위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혼전 임신에 대한 사회의 질시가 두렵고, 혼자서 모든 가능한 방법을 찾다가 마지막 단계에야 상담기관을 찾기 때문이다.
이들 미혼모의 나이를 보면 20∼24세가 55%로 가장 많고 25∼29세가 21%. 그러나 14∼19세의 10대 소녀들도 16%나 된다.
한편 학력은 국민학교 졸업이 31%이며 중졸과 고졸이 각각 19%나 된다. 학력이 낮은 것만이 이런 사고의 원인이 되지 않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직업별로는 무직(35%)이 가장 많고 가정부(14%) , 공장직공 (13%) 의 순이다.
상담소를 찾는 것과 대조적이고 더욱 불행한 경우가 기아다. 기아의 수는 상담소를 찾는 아기의 수보다 훨씬 많다.
지난64년께 가장 많아 전국에서 1만1천3백 여명에 달했는데 그 후로 점점 적어지고 있다.
68년 이후로는 약6천명 정도로 고정되고있다(보사부통계) 기아가 줄어든 것은 그동안 청소년들에 대한 계몽이 넓혀지고 상담기관 등의 활동이 효과를 거둔 탓이라 볼 수 있다. 그러나 친권포기 미혼모의 증가는 여러가지 문제를 포함하고 있다. 밝은 내일을 위해 성실한 자세로 상담소를 찾는 여성이 있는가 하면 개중에는 단순히 아기를 떼어놓기 위해 상담소를 이용하는 경우도 없지 않다는 것이다.
「홀트」아동복지회의 조사는 미혼모 발생의 원인으로 ①자녀교육에 대한 부모의무관심 ②성도덕의 문란③연소근로여성들의 나쁜 환경④올바른 성교육의 결여 등을 들고 있다. 미혼모의문제해결을 위해서는 상담·사후대책과 병행해서 이런 원인을 제거하는 일이 시급한 것이다. <지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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