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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 경축사 요지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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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광복 참뜻은 민족 중흥>
30년 전 오늘 우리가 맞이했던 이 광복의 참뜻은 우리들도 이 강토 위에 부강하고 통일된 자주 독립 국가를 건실하여 민족사적 정통성을 이어 나가면서도 세계 평화와 인류의 발전에 적극 기여할 수 있는 역사적 계기를 다시 찾았다는데 있다고 하겠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오늘에 이르기까지 이 광복의 의의를 구현하고자 그날의 감격을 오늘의 건설로 승화시키고, 그날의 희망을 오늘의 헌신으로 발전시키면서 민족 중흥을 위한 줄기찬 노력을 다하여 온 것이다.
우리의 이 같은 노력은 피땀어린 각고의 결정이며, 또한 보람찬 것이기 때문에, 비록 광복30주년을 맞는 오늘, 조국의 현실이 아직도 분단의 비애를 극복하지 못한 안타까운 상태에 놓여 있다하더라도 우리는 찬란한 겨레의 내일을 위하여 이날을 민족의 축전으로 경축하는 것이다.
우리 조국 대한민국은 지난 30년 동안 내외의 도전과 시련을 슬기롭게 극복하면서 민족의 발전 번영과 조국의 평화 통일을 위하여 부단한 전진을 계속해 왔다.
광복 그 당시 우리 경제는 지극히 빈약한 것이었으며, 설상가상으로 북한 공산 집단의 기습 남침은 이 모든 것을 파괴하고 전 국토를 초토화하고 말았던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불 퇴전의 용기와 피땀 어린 노력으로 세 차례의 경제 개발 5개년 계획을 성공적으로 추진하여, 어제의 폐허를 오늘 우리가 보는 바와 같이 번형의 터전으로 만들어 놓았다.
그리하여 선진 복지 국가를 지향할 수 있는 세계 속의 한국으로 각광을 받게 되었으며, 조국의 평화 통일과 민족 중흥의 기초를 다지게 된 것이다.
우리는 이 귀중한 건설과 창조를 위한 노력을 한시라도 멈출 수 없으며, 더욱이 이처럼 피땀어린 노력의 열매를 또다시 전화로 송두리째 상실하는 일이 없도록 최선을 다 해야만 하겠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일찌기 한반도에서 전쟁 재발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하여 북한 공산집단에 대해 남침의 망상을 포기하고 그들도 개발과 건설과 창조를 위한 선의의 경쟁에 나설 것을 촉구하였고, 7·4 남북 공동 성명과 남북 대화를 주도하여 왔다.
그리고 이를 더욱 확고한 궤도 위에 올려놓고자 6·23 평화 통일 외교 정책을 선언하였으며, 남북 상호 불가침 협정을 체결하도록 제의하였다.
그리하여 평화가 정착되고 남북이 대화와 교류를 증대하여 상호 신뢰를 회복하게 되면, 이를 토대로 하여 공정한 선거 관리와 감시 하에 토착 인구 비례에 의한 남북 자유 총선거를 실시함으로써 통일 정부를 수립할 것 등을 밝히는 평화 통일 3대 기본 원칙을 천명하였던 것이다.

<평화 통일 기필코 달성>
그러나 북한 공산주의자들은 우리와 정반대의 길을 추구해 왔다.
그들은 평화를 파괴하는 침략을 기도했으며, 민족의 이익을 배반하고 이질적인 외래 사상을 광신하면서 오직 한반도의 공산화와 민족사의 단절만을 획책해 왔다.
일찌기 그들은 신탁 통치를 찬성하였고, 「유엔」이 건의한 남북 총선거마저 거부함으로써 민족 분열과 국토 분단의 씨를 뿌렸던 것이다.
더우기 그들은 6·25 남침을 일으켜 동족을 무참히도 대량 살육함으로써 반민족적인 범죄행위를 저질렀고 조국의 평화통일을 희원 하는 민족적 여망을 배반하였다.
그들 전범 집단은 휴전 후에도 여전히 침략주의적 망상에 사로잡혀 북한 동포를 혹독하게 착취하면서 이른바 「사대 군사 노선」을 강행하여 북한 전역을 완전히 병영화하고 남침 준비를 완료하였다.
또 그들은 북한 동포를 그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보로 극악한 개인 우상 숭배의 노래로 만들고, 우리 민족의 고유한 문화와 전통을 말살함으로써 우리 조상 전래의 도의와 미풍양속, 그리고 민족적 동질성마저 파괴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서 우리에 대해서는 6·25 남침 전야와 동일한 방법과 술책으로, 한편으로는 무력과 폭력을 통한 침략적 도발 행위를 지속하면서, 또 한편으로는 거짓 평화 선전을 통한 기만 선동을 격화시키고 있다.
또한 작금에 와서는 인도지나 사태에 고무되어 「제2의 6·25」를 획책하려 했으나, 우리의 총력 안보 태세가 공고해 지고 또한 국제 여론이 그들을 비난하게 되자, 그들은 침략의 기회가 도래할 때까지 거짓 선전으로 침략 기도를 은폐하려고 갖은 간계를 농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우리의 현실이 비록 이처럼 시련과 도전의 연속이라 할지라도 우리는 한시라도 조국의 평화 통일을 위한 노력을 포기한 적이 없으며 앞으로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조국 통일은 반드시 평화적인 방법으로 이룩되어야 한다는 것이 나의 소신이며, 우리 대한민국이 추구하고 있는 통일 정책의 기본인 것이다.
왜냐하면 우리가 조국 통일을 이룩하고자 하는 것은, 동족간에 유혈을 강요하고 민족 발전의 터전을 송두리째 파괴하면서까지 다만 휴전선을 없애려는데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세대는 물론이려니와 우리 후손에게까지 항구적인 평화와 번영의 터전을 물려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나는 북한에 대해 과거와 마찬가지로 앞으로도 통일을 위하여 폭력이나 무력을 행사하지 않을 것이라는 우리의 기본 입장을 이 기회에 다시 한번 명백히 밝혀두고자 하는 바이다.
그리고 북한 공산 집단이 우리의 평화 통일을 위한 의지와 노력을 잘못 이해하고 사태를 오판하여 또다시 침략을 해 온다면, 우리는 단호히 이를 격멸하고 말 것임을 아울러 참고해 두는 바이다.
지금 우리에게는 평화 정착보다 더욱 절실하고 소중한 것은 없다.
평화를 위해서는 튼튼한 국력이 배양되어야 하고 국력 배양에는 고귀한 희생과 노력이 있어야만 한다.

<국력 배양을 가속화>
국력 배양을 위한 희생은 곧 겨레의 번형과 조국의 평화 통일을 위한 고귀한 참상이다.
따라서 우리는 오늘 이 뜻깊은 날을 기하여 30년 전 그날의 그 감격과 그 희망을 오늘의 단결과 헌신으로 승화시켜서 각기 맡은바 직분에 최선을 다함으로써 국력 배양을 가속화하여 평화 통일과 민족 중흥에 적극 이바지 할 것을 다 같이 굳게 다짐하자.
또한 나는 북한측에 대하여 그들이 일방적으로 중단시킨 남북 대화를 무조건 재개하라는 우리의 촉구에 응해야 하고, 특히 이산 가족들의 상호 방문과 재결합 문제와 같은 긴급한 인도적 문제는 시급히 해결되어야 한다는 것을 재차 강조하는 바이다.
그리고 완전히 폐쇄된 북한의 암흑 사회를 하루속히 개방하고 북한 동포들을 전체주의 독재 체제와 개인 우상 숭배의 노예 상태로부터 해방시켜 인간다운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그들에게 최소한의 자유와 기본권만이라도 부여할 것을 강력히 촉구하는 바이다.
또한 나는 누차 천명한 바와 같이 한반도의 긴장 완화와 국제 협력의 증진에 기여하기 위하여 통일이 이루어질 때까지 과도적 잠정 조치로서 「유엔」을 비롯한 국제 기구에 남북이 서로 가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우리 정부의 입장을 재차 천명하는 바이다.

<남북 유엔 가입은 신뢰 회복>
남북이 평화통일을 달성할 때까지 과도적 잠정 조치로서 「유엔」에 가입하는 것은 결코 분단의 영속화가 아니라 남북간의 신뢰를 회복하고, 한반도의 평화 정착을 보다 굳건히 함으로써 오히려 상국의 평화 통일을 촉진하는 계기가 된다는 것을 강조해 두는 바이다.
따라서 나는 북한측에 대하여 국제 사회에서의 민족적 권익과 정당한 발언권을 포기하고 방해하는 반민족적 행위를 즉각 중지할 것을 아울러 경고하는 바이다.
우리의 조국은 하나요, 또한 우리 민족은 그 어떤 힘으로도 분단할 수 없는 영원한 단일생명체이다.
우리 모두 30년 전 그날의 감격과 그 환희를 되새겨, 남쪽에서는 우리의 민족사적 정통성을 굳게 뒷받침할 국력 배양을 위해 더욱 헌신 분발하고, 북녘 동포들은 이질적인 사상과 시대 착오적인 우상 숭배를 감연히 타파하고 민족의 동질성을 끝까지 지킴으로써 조국의 평화통일을 위해 다 같이 힘차게 노력해 나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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