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텍, 기업연계 장기 현장실습 제도 성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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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 현장실습을 나온 코리아텍 산업경영학부 학생들이 애드워드 코리아㈜ 생산라인에서 가공 장비를 보며 의견을 나누고 있다. 프리랜서 진수학

천안에 있는 코리아텍(한국기술교육대)이 기업과 함께 진행하고 있는 ‘기업연계형 장기 현장실습 제도’가 성과를 내고 있다. 학생들은 취업에 도움이 되는 경험을 쌓고, 기업들은 학생들의 전공 능력을 미리 평가·검증해 인재를 발굴할 수 있는 기회라는 생각이다. 학생과 기업 모두가 만족하는 실습 현장을 찾아갔다.

#1 코리아텍 경영학부 4학년인 조용호(25)씨는 전공과 연계한 현장 경험을 미리 살려보고 싶어 지난 1월부터 천안의 유명 외국계 회사인 에드워드 코리아에서 3개월째 근무하고 있다.

이 회사는 반도체 공정에 들어가는 진공펌프를 제작해 대기업에 납품하는 곳으로, 한 해 500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유망 중소기업이다. 조씨는 이곳 생산기술관리 부서에 소속돼 회사 운영에 필요한 자재와 제품 생산에 사용되는 부품을 관리하기 위한 문서 작성 업무를 돕고 있다. 회사의 비전도 마음에 들었고 자신의 적성과도 맞았다.

조씨는 “취업을 준비하기 위해 공부만 하는 것보다 자신이 일할 곳의 실무를 직접 접해 보는 게 안목을 넓히는 데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산업경영을 공부한 만큼 기업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기획·경영전략을 이해하려면 단순한 이론이 아닌 여러 부서의 업무 흐름을 완벽히 이해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았고,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이곳에서 꼭 일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2 서동복(26)씨는 코리아텍 산업경영학부 4학년이던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구체적인 진로 목표가 없었다. 그런데 기업연계형 장기 현장실습이 그의 인생을 바꿔놓았다.

“지난해 8월부터 4개월간 쌍용자동차로 현장실습을 나가 생산 물류 업무를 해봤습니다. 그 일이 제 적성에 딱 맞는다는 걸 알았죠. 그리고 장기 현장실습센터 담당 교수가 가르쳐 준 성실한 태도와 비즈니스 매너 등을 실천해 봤습니다. 그랬더니 선배 직원들이 친절하게 이끌어줘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서씨는 이 회사에서 직원과 함께 생산라인에 들어가는 자재 투입 점검 방법을 개선해 시간 단축과 정확성 향상에 크게 기여했다. 1개 차종을 점검하는 데 종전 30분에서 2분으로 줄어들었고, 점검 오류도 2%대에서 제로가 됐다. 그는 지난 1월 공채 시험에 응시해 합격했다.

학생의 취업 눈높이와 기업의 인재 채용 기준이라는 두 톱니바퀴가 어울려 돌아가게 만든 코리아텍의 취업 프로그램이 학생과 기업 모두를 만족시키고 있다.

지난해 241명, 올해 300명 학생 파견

코리아텍은 2012년부터 기업과 유기적인 관계를 맺어 학생들을 산업현장으로 보내 근무케 하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학생들은 짧게는 4개월에서 길게는 10개월까지 근무하며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실무지식과 기술을 배울 수 있다. 이와 함께 진로 설정을 명확히 해 전공 능력과 취업 역량을 기르는 기회가 된다.

기업 연계형 장기 현장실습 제도는 대학 공학교육과 산업현장을 원활하게 잇기 위해 도입됐다. 산업현장 인력 수요를 반영해 산학 협력을 바탕으로 현장밀착형 교육을 통해 기업 맞춤형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 목적이다. 학생들은 파견 기간에 최대 15학점을 취득할 수 있고, 기업으로부터 월 평균 80만~100만원의 수당을 받는다.

 학생들뿐 아니라 기업들의 만족도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코리아텍 학생들을 실습생으로 활용한 80개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학생들에 대한 만족도’ 설문조사(5점 만점) 결과 ▶직무수행 태도 4.80점 ▶근무수칙 및 인간관계 4.71점 ▶직무수행 성과 4.63점 ▶직무수행 능력 4.53점 등 평균 4.67점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에는 장기 현장실습 제도 안에서 채용연계형 프로젝트에 참여한 학생 41명 중 30명이 정규직으로 전환됐다. 취업 성공률 73.2%를 기록해 학생들은 취업에, 기업은 채용에 큰 보탬이 된 것으로 드러났다. 채용연계형은 장기 현장실습을 통해 학생과 기업이 서로 취업·구인을 원하면 실습 후 채용 여부를 결정하는 제도다. 채용연계형으로 취업한 학생들은 LG화학, 코오롱인더스트리, 종근당, 에드워드 코리아, 톱텍, TSE 같은 대기업에서 중견·중소기업까지 다양하게 진출해 있다.

 코리아텍은 2012년 120여 명, 지난해에는 241명의 학생을 파견한 데 이어 올해는 300명을 보낼 계획이다.

오창헌 코리아텍 경력개발실장은 “앞으로 국내 대학의 장기 현장실습 제도 가운데 가장 성공적인 모델로 정착시켜 다른 대학이 본받게 하겠다”고 말했다.

강태우 기자

◆기업연계형 장기현장실습(IPP·Industry Professional Practice)=한기대 3, 4학년 재학생들이 산업현장에서 4~10개월 근무하는 제도다. 한기대는 유기적인 관계를 맺은 기업에 2012년부터 학생들을 파견하고 있다. 학생들은 근무 기간에 기업으로부터 월 평균 80만~100만원의 수당을 받고 파견이 끝나면 최대 15학점을 취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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