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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5) 식욕 증진제 포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불볕더위가 지속되고 불쾌 지수가 80을 넘어서는 요즘에는 아무리 건강을 자랑하는 사람일지라도 자칫 입맛을 잃고 피로의 늪에 빠지기 쉽다.
기온이 치솟게 되면 몸 세포들의 활동이 지지부진해지기 때문에 체내의 물질대사가 원활하지 못하게 된다. 쓸데없는 노폐물만 잔뜩 쌓일 뿐이다. 따라서 우리의 체액이 산성 쪽으로 기울어진다. 산혈증이 초래되는 것이다.
또 땀을 많이 흘리기 때문에 수분과 전해질 대사의 균형이 깨지기 쉽다.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한 여름철이면 입맛이 없다, 매사에 의욕이 나질 않고 짜증만 난다, 피로가 좀처럼 가시지 않는다, 무기력해 진다, 허탈감이 앞선다, 머리가 맑질 못하고 무겁기만 하다…등과 같은 증상으로 고통을 겪는 사람들이 급증하는 것은 바로 산혈증과 수분·전해질 대사의 불균형 탓이다.
이를 추방해서 잃어버린 입맛을 되찾고 미로의 늪에서 헤어 나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강력한 「알칼리」성에다 충분한 수분을 함유하고 갖가지 무기질「비타민」·당분을 골고루 갖추고 있는 식품을 섭취해야 한다.
이 같은 목적에 안성맞춤인 식품은 두말할 나위도 없이 포도다.
우선 포도는 우수한 「알칼리」성 식품이다. 주류 가운데 청주나 맥주가 산성 식품인데 반해 포도로 빛은 포도주는「알칼리」성이기 때문에 구미인은 식사 때 반드시 포도주를 마신다.
그들이 즐기는 육류는 모두 강력한 산성이어서 중화를 해야 한다는 생리적인 요구에 따르는 것이다.
포도의 대부분(81.5%)을 차지하고 있는 수분은 그 특이한 순도로 해서 생명수로 간주된다. 성서를 비롯해서 각종 문헌에 포도주가 생기를 넘치게 해주는 생명수로 오르내리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향긋한 감미를 좌우하는 당분과 산뜻하고 시원한 청량감의 주인공인 유기산들이 포도에 농축되어 있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대표적인 유기산은 구연산·주석산·사과산. 이들은 모두 산뜻한 청량감을 주는 동시에 위액의 분비를 촉진, 식욕을 증진시키고 정체된 체내의 물질대사를 원활하게 해서 노폐물 등 피로 물질을 제거, 피로를 씻어 준다.
또 포도 속에 함유되어 있는 「펙틴」과 「타닌」은 장운동을 부드럽게 해주고 해독 작용을 해주는 성분들이다.
「칼슘」을 비롯한 무기질과 「비타민」B₁, B₂, C도 미량씩이나마 골고루 들어 있는 것도 빼놓을 수 없다.
이러한 성분들 때문에 알알이 익은 포도 알맹이는 넘치는 생명력과 건강의 「심벌」로 여겨지는 것이다. <김영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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