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다국적기업, 反戰확산에 대책 고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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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5면

전세계에서 반전 여론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계 다국적 기업들이 반미 감정의 확산에 따른 대책 마련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월 스트리트 저널이 24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지난 수년간 세계 각지에 진출한 미국계 다국적 기업들이 현지 브랜드로서의 이미지 제고에 총력을 기울여 왔지만 최근 반미 감정이 확산되면서 자구책 마련에 나섰다"고 전했다.

신문은 "유럽과 아시아 지역의 소비자 대부분이 이라크전에 반대하면서도 미국상품 불매운동에는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조사자료가 나오고 있지만 상당수 소비자는 미국상품 불매의사를 밝혔다"고 지적하고 이는 반미 감정의 부정적 파급효과를 무시할 수 없게 만드는 대목이라고 진단했다.

실제로 프랑스의 광고업체 '레오 버넷 아시아 퍼시픽'이 한국 등 아시아 태평양 지역 5개국에 거주하는 15~35세 연령층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3분의 2가 '생산지에 관계없이 물건을 구매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으나 23%는 '미국 제품을 사지 않겠다'고 했다.

프랑스 시장조사기관인 입소스 퍼블릭 어페어스가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8일까지 미국.영국.프랑스.독일.이탈리아.일본.캐나다.러시아.스페인 등 9개국에서 실시한 조사에서도 이와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특히 유럽지역 응답자 중 21%는 '미국제품과 서비스를 기피하고 있다'고 밝혀 미국제품 불매 의지가 가장 강했다.

뉴욕=심상복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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