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의 지혜|쌀벌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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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무덥고 습기가 많은 날씨 속에 쌀벌레가 들끓는 철이다. 쌀독에서 기어 나와 제멋대로 집안을 돌아다니는 쌀벌레는 밀폐된 쌀독 속에 습기와 열기로 생겨난 것.
먼저 쌀벌레가 생기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도 좋지만 일단 생긴 쌀벌레에 대한 처치는 더욱 중요하다.
벌레가 생긴 쌀은 밀폐된 용기·「플라스틱」쌀통이나 쌀독에서 꺼내 되도록 이면 공기가 닿는 면적이 넓은 큰그릇에 쏟아 놓는다. 햇살이 말고 습기가 적은 날을 택해 마당에 쌀을 내다 놓고 키질을 해서 벌레를 가려낸다. 다시 그 쌀을 햇볕아래 말려서 가능한 한 습기를 없앤다.
쌀을 보관하는 장소는 직사광선이 비치지 않는 곳으로 습기가 없는 곳 통풍이 잘되는 곳이어야 한다. 쌀을 담아 두는 용기로는 요즘 흔한 「플라스틱」쌀통이나 쌀독은 밀폐되어 있어 좋지 않다. 통풍의 면에서만 본다면 오히려 광목으로 만든 쌀자루가 합리적이다.
쌀 속에 마른 통마늘 몇 개를 함께 넣어 두면 쌀벌레가 생기지 않는다.
묵은 냄새가 나서 밥맛이 없어진 쌀은 몇 가지 조리 방법에 유의하면 묵은 쌀밥 특유의 맛을 없앨 수 있다. 묵은 쌀은 전날 밤에 미리 씻어 식초 한 방울을 떨어뜨린 물에 담갔다가 소쿠리에 건져 물기를 빼놓는다. 다음날 아침 다시 미지근한 물에 헹구어 밥을 지으면 묵은 냄새가 나지 않는다. 햇보리나 콩·팥 등의 잡곡을 섞어서 밥을 지어도 오래된 쌀 특유의 냄새를 없앨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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