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 전술 핵미사일 조치 싸고 소용돌이치는 불 정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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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프랑스 정부는 전술 핵「미사일」 문제로 여당 안의 「드골」파는 물론 사회당·공산당의 협공을 받고 있다. 요즈음 한창 정치 문제로 번지고 있는 핵「미사일」 문제는 프랑스 대혁명 기념일인 지난 14일부터 야기됐다. 혁명 기념일인 3군 분열 행진에서 「파리」 시민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소형 전술 핵「미사일」 「프류돈」이 첫선을 보이자 서독 주둔군에도 장차 배치될 것이 아닌가하는 우려 끝에 여당과 좌익 쌍방에서 들고나선 것이다.
위용을 선보인 문제의 「미사일」은 사정 거리가 20㎞이고 위력이 「히로시마」에 투하된 원폭과 거의 맞먹는 1만5천t 정도의 폭발력을 갖는 핵탄두를 장치하고 있으며 「에이·엠·엑스」 전차에서 발사되는 것으로 이미 2개 포병 연대에 각각 6기가 배치되어 있다.
「프랑스」 국방 계획은 오는 78년까지 다시 4개 연대에 각각 6기씩을 배치할 예정인데 문제는 이 계획 중에 서독 주둔군에 배치할 「미사일」이 포함되어 있느냐 하는 것이다. 「지스카르=데스텡」 대통령은 이 문제가 프랑스의 기본적 국방 정책과 관계되기 때문에 어려운 정치적 판단을 해야할 입장에 부닥쳤다.
25, 26일 양일간 서독 「본」에서 열리는 「지스카르」 대통령과 「슈미트」 서독 수상간의 정기 협의에서 이 문제가 논의될 것이 틀림없다.
서독 주둔군의 「미사일」 배치를 선봉에서 반대하고 나선 것은 프랑스 공산당임은 말할 나위 없다.
서독 안에 배치하는 경우 동구 여러 나라가 위협을 당하게 된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
서독 공산당도 맞장구를 친 것은 극히 당연한 일이라 할까.
또 사회당까지 이에 합세, 「미테랑」 당 제1서기는 『「바르샤바」 조약기구 가맹국이 틀림없이 위협을 느끼게 되기 때문에 만일 서독 주둔 불군에 「미사일」을 배치하면 중부 「유럽」의 긴장 완화에 역행하게 된다』고 말했다.
여당인 「드골」파는 「드골」 시대 이래의 핵 문제 기본 이념을 들어 이번에 서독 주둔군에 핵 「미사일」 배치를 반대하고 나선 것이다. 【파리=주섭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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