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폐수가 「붕장어」양식에 도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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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공장폐수가 붕장어(바다뱀장어의 일종) 양식에 오히려 도움이 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포항실업전문학교 교수·바다뱀장어 전문양식업자·국내양어기술자들로 짜인 포항연안해수조사 「팀」이 지난 5월11일부터 15일까지 실시한 조사에서 이런 사실을 밝혀냈다. 이 조사에 따르면 포항종합제철공장이·냉각용으로 쓴 뒤 방류하는 폐수가 해수온도를 높여 붕장어 양식의 최적조건을 만들어 주고 있다는 것.
포항종합제철이 용광로 냉각용으로 쓰는 용수는 1일 48만t. 이폐수는 순동「파이프」를 통해 영일만 바닷물과 민물이 합류하는 형산강하류로 흘러내리며 이곳의 해수온도를 평균 섭씨 16도까지 높여준다는 것이다. 포항연안 해수조사 「팀」에 따르면 붕장어는 수온 섭씨16도에서 22도까지가 서식 최적온도. 따라서 이곳은 냉각용수의 방류로 우리나라의 딴곳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수온 16도의 붕장어양식의 최적해역이 된다는 것.
붕장어는 일본 구주남단에서 겨울에 산란, 4∼5월에 한국 등지의 연안에 이동, 6, 7월쯤 근해를 배회 하다가 다시 연안에 모여 서식하는데 완전 성숙까지는 19개월이 걸리며 음지에서만 자라는 것이 특징이다.
포항종합제철이 연산1백3만t의 조강(조강)생산 규모에서 76년도 1차 확장사업을 완료하게 되면 현재의 1일 48만t의 폐수가 1백만t으로 늘어날 것이 전망돼 수온은 점차 높아져 붕장어 양식의 최적수온 l6∼22도의 해수 면적이 넓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붕장어양식업자 김덕만씨 (심· 포항시죽도2동)에 따르면 이일대가 지역적으로 붕장어양식에 적합하다고 말하고 회감과 반찬용으로 마리당 50원∼2백원씩하는 붕장어양식은 적은 투자로 많은 수익을 올릴 수 있어 모든업자들이 양식에 나설 것으로 내다봤다.
포항일원에서만도 연간10t의 붕장어(싯가3천여만원)가 소비되고 있어 수익성이 높을 뿐 아니라 다른 지방에 판로를 개척한다면 어민소득에 상당히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전망.
지난73년 포항제철이 조업을 시작한 뒤 새로 건설된 제철항만안에서 폐수때문에 미역·해삼·멍게 및 각종 어패류를 보고도 잡지못해 생계에 큰위협을 받아왔던 어민들에게는 더 없는 낭보. <포항=정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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