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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공해와 녹화사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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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최근 국토의 녹화조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경제개발 계획 추진의 부산물로 생긴 국토의 손상과 산업공해가 심각한 지경에 도달했다는 반성이 국토보전론을 제기하고 있는 것이다.
고속도로가 보기 좋게 뻗어나가고 공장이 들어차 연기를 뿜어내며 항만과 「댐」건설 공사가 대규모로 벌어지고 있는 이면엔 대기오염·수질오탁·소음 등 산업공해와 국토의 인위적 손상·파괴가 뒤따랐고 사실상 지금까지는 이에 대한 대책이 경제개발 계획에 눌려 햇빛을 보지 못했던 것이다.

<공해에 맞춰 수종선택>
지난해 정부 및 정부 투자기관에서 시행하는 시설공사에 적정한 조경사업비를 계상하라는 국무총리의 지시와 조경전담의 「한국종합조경공사」의 설립, 그리고 금년 4월 건설부의 산업공단 조성계획 발표 등 일련의 조치는 국토보전 내지 조경이 현실적인 정책 과제로 등장했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이러한 정책방향에 맞추어 정부는 건축법령을 개정, 공업단지(현재 29개)는 총면적의 3%를, 그리고 그 안에 있는 개별공장은 따로 부지 면적의 15%를 의무적으로 식수, 녹지화하도록 했다. 또 도시 계획 속엔 공장지역과 주거지역 사이에 일정거리의 차단 녹지대를 설치하도록 했다.
그러니까 모든 기업체는 의무적으로 공장 조경비의 부담을 지게 된 것인데 건설부가 계산한 바에 의하면 5백평 기준 단위 공장의 경우 조경비는 약1백30만원이 된다.
공장조경은 환경미화보다도 산업공해를 방지, 감소시키는 기능이 더 중요시되며 따라서 공장이 뿜어내는 공해에 맞추어 수종을 선택해 심어야 한다.

<공장공해 60% 줄여져>
실험조사 결과로는 석유화학·「알루미늄」·「소다」·비료·유리공업지대엔 아류산 「개스」에 강한 은행나무·태산목·후피향나무·녹나무·화백나무 등이, 금속·기계·제철공업지대엔 불화수소 및 염화수소에 강한 치자나무·호랑가시나무·팔손이나무·「아카시아」·향나무·참나무·「포플러」 등이, 임해공업 지대엔 염조풍에 강한 동백나무·향나무·광나무 등이, 그리고 먼지와 소음공해가 심한 「시멘트」 공업지대엔 삼나무·화백나무·잣나무 등이 적합한 수종이다.
50년생 느티나무 한 그루가 12명이 필요로 하는 공기를 맑게 해주고 1정보의 광엽수림이 1년 동안 아황산「개스」를 포함한 공기중의 먼지를 68∼70t 가량, 침엽수림은 32∼35t 가량의 먼지를 흡수, 여과시키는 효력이 있는 것이 밝혀졌고 따라서 산업공원(공장조경)이 조성되면 먼지·「개스」 등 공장 공해가 적어도 60%가량 줄어들 것이라는 것이 건설부측 견해.
공해에 강한 수종 중에서도 특히 은행나무는 수세가 왕성하며 병충해·탄산「개스」 등에 강하고 내한성 및 내화성이 뛰어날 뿐 아니라 식용인 은행 열매가 가져다주는 높은 경제성으로 첫 손가락을 꼽을 만하다.
지난 1923년 일본의 관동대진화 때 유일하게 그대로 살아남은 나무가 은행나무뿐이었다는 얘기는 잘 알려진 얘기.

<은행은 가로수로 1급>
은행나무는 수백년의 장수 수종으로 우리나라에서는 해발 5백m 이하의 지대 어디에나 잘 자란다.
다만 염조풍에 약해 해안지역에서만 심기가 어려울 뿐이다.
은행나무가 갖는 이러한 강점 때문에 가로수로서도 가장 알맞아서 세계적으로 1급 가로수로 이용되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 71년 은행나무를 「서울의 나무」로 지정, 가로수로 심고 일반에게도 권장하고 있다.
경제성을 보면 현재의 은행열매 가격으로 따져 한 그루가 1년 평균 3만원의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것이 일본의 은행나무 전문가 좌등의광씨의 연구결과로 뒷받침되고 있다.
다시 말해서 은행나무는 공해방지·경제성·거목조경의 3면 효과를 동시에 거둘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은행나무를 심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결론이다. 파괴되어 가고 있는 생활환경을 보호하고 국토를 보전해야 한다는 과제 앞에 기업체나 공공 기관은 주변 녹화·조경에 과감한 투자를 해야할 것이고 이 투자는 장기적으로 공해를 방제하고 쾌적한 작업 및 생활환경을 제공함으로써 막대한 경제적 및 정신적 효과를 거둘 것이다.
건설부가 제시한 공장조경의 경제적 효과만 해도 5년 후엔 투자비의 3백88%, 10년 후엔 5백%의 이득을 얻는 것으로 되어있다. <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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