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수출산업으로서의 양돈|장용식 <『축산연구』지 발행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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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최근 양돈계를 둘러싸고 한·일 양국간에 화제가 되고 있다. 양국 업계가 거의 똑같은 이유로 작년 말까지 심한 불황을 겪어온 것은 다를 바 없으나 일본측은 국내생산이 수요에 뒤따르지 못한데서 수입을 해야할 형편이고, 한국측은 불황기에도 호황기에 대비하는 자세로 증식, 수출을 하게된 점이 차이점이다.
어떻든 한국의 양돈이 수출산업으로 발돋음하고 있다는 사실은 크게 다행한 일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양돈을 수출산업의 하나로 안치시키기 위해서는 기반조성 등 해결해야 할 문제점이 많다.
첫째 수출양돈의 단지적·지역적 조성을 위해서는 내수용과 엄격히 구분된 공산품 수출의 산업단지에 준한 것으로 제도화 할 필요성이 있다.
둘째 외자합작이나 비합작의 수출 양돈을 구분 말고 정부제도하의 돈육생산·가공·수출과정은 다른 공산품 수출업체에 대한 현재의 지원 및 제반 특전을 부여해야 하고, 세째 내수용 돈육 가격의 안정과 유통질서의 유지를 위해 수출 양돈업자의 자체 직영 양돈장의 규모를 지금보다 확대시켜야 한다. 또 농가와의 계열 내지 계약생산 체계를 정부의 주도 내지 지원으로 확립시켜야 하며, 따라서 업자 자체 생산분과 계열 생산분만으로 수출수요에 맞는 규격돈의 확보와 비축태세를 갖추게 해야 할 것이다.
네째 수출 양돈업자에게는 자급사료의 작부 및 생산을 규격돈의 생산규모에 준하는 면적 및 양적 확보를 의무화하는 한편, 자급사료의 확보에 대해서는 수입사료에 따른 외화절약의 효과를 감안하여 이에 대한 생산장려책을 강구하는 것이 소망스럽다.
다섯째 장기적인 계획아래 일본의 한국에 대한 돈육의 수입비율을 앞으로 25%선까지 인상 달성시켜야 할 것이며 이를 위해서는 축산정책의 일관성과 주무부 관계 부처의 기구강화, 인사행정의 보강으로 능동적이고 기동성 있는 행정으로 바꾸어야 할 것이다.
여섯째 축산관계의 시험연구기관의 기구강화와 본질적인 사명완수를 통해 일선 양축가의 이익과 직결될 수 있는 봉사를 기간으로 하는 쇄신책을 강구할 것은 물론, 그러한 체계 아래서 많은 축산기술자의 양성에도 힘써 주어야 한다.
일곱째 지난 1월에 발표한 양돈·양계 사업의 억제책은 80년대의 기대와 앞으로의 전 국민의 보건 식량임을 감안하여 조정 또는 완화돼야 마땅하다.
여덟째 수출양돈의 기업체는 수출산업체의 일원이라는 긍지를 갖고 산업발전을 위해 개척자로서 전국의 여망에 부응할 수 있는 자세로 나가야 한다.
따라서 농가소득 증진책의 일환을 담당하여 양돈가와는 계열생산 체계의 확립에 별단의 노력을 경주하여 경제성이 우수한 번식종돈 또는 육용교배 소자돈의 분양을 비롯, 사료·약품·기타 생산자재의 대여·알선을 주관하고 육성관리에 있어서의 순회지도도 함으로써 규격돈육의 저렴한 생산을 꾀하는 것은 물론 육성된 규격육돈은 경기와 관계없이 일정율의 이익이 보장된 가격으로 인수·수매하는 체계를 확립해야 할 것이다.
끝으로 생산가공된 상품의 수출은 집단 내지 조직적인 출하방식을 택하는 등으로 총수요에 맞추도록 하여 이익의 극대화를 꾀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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