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여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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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금년 8월22일부터 29일까지 미국「샌프런시스코」에서 개최되는 제14차 국제역사학회의는 1900년에 「파리」에서 창립되어 5년마다 열리는「메머드」국제학술회의다. 전쟁중에는 중단 되었지만 본 회의는 순수한 학술회의로서 비정치적인데 그 특성이 있으며 국가단위회원제다. 본부는 「파리」에 있으며 각 회원국에는 재각기 국내위원회를 조직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광복후 새로운 독립국가로서 세계무대에 진출하면서 동 회의에 가입을 시도하였으나 뜻을 이루지 못했다. 정식 회원국이 아니므로 개인자격으로 조의설·김성근·이태영·김상태교수가 참가한 일은 있으나 회원국으로서의 구실은 하지 못했다.
우리나라는 본 회의에 회원국으로서의 가입을 위해 조의설박사등이 중심이 되어 1966년에 국제역사학회의 한국가입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제13차 총회에서 가입달성을 위해 노력했다.
우리 사학계의 실정을 알리기 위해 국제역사학회의 본부솨무총장 프랑솨교수, 아시아지역대표 이사 고교행팔랑교수를 1968년에 초청하여 국내학자들과 의견을 교환하였으며 몇차례의 좌담회도 가졌었다. 특히「프랑솨」교수는 『「프랑스」역사학의 제조류』라는 제목으로 신문회관에서 공개강연을 갖는 등 우리 사학계의 발전상황을 이해시키는 동시에 국제사회로의 진출노력을 거듭했다.
이같이 노력한 결과 1970년8월「모스크바」에서 개최된 제13차 국제역사학회의에서 우리가 가입되어 오랫동안의 숙원을 풀었으며 우리 역사학이 보다 폭넓게 국제사회에서의 교류와 교환이 이루어지게 되었다. 여기에는 「파리」대학에 재직중인 이옥박사의 조고가 많았다.
제13차 총회에서의 한국의 가입을 계기로 우리는 1970년9월에 국내의 14개 역사학연구단체가 중심이 되어 국제역사학회의 한국위원회의 창립총회를 갖고 그동안 본부와의 꾸준한 연락을 통하여 상호교류와 이해를 증진시키며 이번 회의에 처음으로 참가하게 되는 것이다.이것은 국가적으로 체계적인 학문을 통하여 학술증진은 물론 광법위한 국제문화교류에 크게 이바지 하게 될 것이다.
이와 같은 목적 달성을 위한 일환으로 한국위원회에서는 우리역사학의 훌륭한 업적을 세계적인 기구를 통해 자랑할 수 있도록 「한국의 역사학 연구업적과 논저목적」보고서를 간행중에 있다. 「모스크바」회의에도 약 3천5백명 정도가 모였다는「매머드」국제회의에 참가, 학문을 교류하는 것은 이제 우리에게 주어진 사명이요 과제라 할 것이다. 우선 이를 위하여 한국위원회에서는 국내에서 연구 발표된 역사학관계 연구업적을 총체적으로 정리 간행중이다.
광복후부터 1973년까지 국내학술지에 발표된 역사학관계저서와 개별논문등을 총망라하여 국한문·영문·「로마나이즈」하여 한국의 역사학자는 물론 한국학이나 동양학을 연구하는 외국의 모든 학자에게 입문 안내서가 될 것으로 믿어 의심하지 않는다. 이는「뉴크라운」판약5백면 내외가 될 것으로 이 커다란 업적의 정리가 이루어지기까지의 고심은 참으로 큰 것이었다.
본 보고서가 완간되지 않았으므로 아직 정확한 분석은 어려우나 우리 사학계는 광복-혼난-정부수립-전쟁-복구-안정-발전의 단계를 거쳐 오느라고 고충이 많았다.
그러나 우리 역사학업적은 1960년대부터 업적이 증가되어 1970년을 전후하여 훌륭한 업적들이 나오고 있다.
통사로부터 분류사에 이르기까지 저서는 물론 각 분야에 걸치는 괄목할만한 논문들이 많이 발표되었음음 통계적으로도 알 수가 있다.
특히 한국사의 경우는 질식상태였던 일제침략하에서 벗어나 안정-발전기에 들어와 대단히 크게 발전했다. 이렇게 보면 우리나라에서의 본격적인 역사학의 연구는 아주 짧은 기간이며 그에 비하면 커다란 성과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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