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로 확대되는 무기경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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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74년에 전세계가 무기에 투입한 총지출액은 인류를 빈부로 양분했을 때 가난한 반쪽의 전체소득과 대략 동일한 2천1백여억「달러」에 달했다고 권위 있는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SIPRI)가 밝혔다. 1966년 「스웨덴」의회에 의해 설치된 독립기관인 SIPRI는 최신연감에서 갖가지 무기통제협정들이 체결되었지만 각종 무기가 제약을 받지 않고 크게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연감에 따르면 미국과 소련의 핵무기 비축량은 양국에 군사적 또는 정치적으로 필요하리라고 생각할 수 있는 양을 크게 초과한 것으로 추측된다고 한다.
이 연감은 전략용 핵무기 부문에 있어 미국은 약 6천개의 「미사일」 탄두와 2천개의 핵탄을 보유하고 있는 반면 소련은 미국보다는 비교적 적은 2천6백개의 핵「미사일」탄두를 갖고 있는데 그중 많은 탄두가 미국이 소유하고 있는 그 어느 것보다도 크다고 말했다.
그 외에 미·소 양국은 각각 2만개이상의 전술용 핵무기를 지금 전세계에 배치했거나 비축하고 있으며 이 무기들의 총 폭발력은 대략 7억t의 TNT에 해당한다고 연감은 밝히고 있다.
이 연감은 작년 11월 「포드」미국대통령과 「레오니드·브레즈네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간에 도달한 「블라디보스트크」 협정이 핵무기의 질적 향상을 막지 못했다고 비난하고 있다.
「블라디보스토크」 협정은 다만 핵무기 경쟁의 정의에 그쳤을 뿐 핵무기 경쟁을 제한하지 않고 있다고 연감은 언급했다.
이 연감은 전략 핵무기의 정확도 향상으로 민간인 인구조밀지역과 재산에 막대한 피해를 주지 않고서도 도시지역 부근의 군사목표만을 공격할 수 있게 됨으로써 제한된 신축성 있는 반격을 가하는 정책이 가능하다는 주장을 반박했다.
핵무기에 의한 파괴 반경은 우리가 예상하는 정확도 향상보다 훨씬 넓기 때문에 도시 주변에 대한 공격 결과는 무기의 정밀도와는 아무 관계없이 동일할 것이라고 이 연감은 주장했다.
전자학의 발전은 인공위성에 기지를 둔 위치 결정 장치를 만들어 냈으며 이 장치는 80년까지에는 실용될수 있을것이며 대륙간 비행탄두를 목표에서 불과 10m 거리 이내로 정확하게 운반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최소한의 경비와 최소한의 병력 배치로 전 세계에 군사력을 유지하기를 원하는 미국에 있어선 장거리 순항「미사일」이 큰 매력을 주고 있다』고 SIPRI는 지적했다.
이 같은 값싸고 정확도가 높은 무기들은 선상 발사대나 몇몇 잘 선정된 위치의 기지에서 적의 전술 및 전략목표들을 다같이 공격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연감은 비핵무기에도 주의를 돌려 사람들을 일시적으로 또는 영원히 장님으로 만들 수 있는 「레이저」 광선 연구와 사람의 조직에 열을 가해 「내부를 불태워 버리는」 초단파 장치에도 언급하고 있다.
이 연감은 미국·소련·영국·「프랑스」 4개국의 총 군사비가 1955년엔 전세계 군사비의 82%에 해당했으나 74년에는 70%로 떨어졌는데 이것은 다른나라에서의 군비수준이 급속히 팽창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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