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한때 정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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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야당의원들의 본회의 발언 중 일부를 국회 회의록에서 삭제한 것이 말썽이 되어 2일 국회본회의는 약40분간 대정부 질문이 중단되는 소란을 빚었다.
김형일 신민당 총무는 의사진행발언 을 통해 『전일 본회의에서 행한 자신과 한영수 의원의 발언중 일부가 회의록에서 삭제됐다』고 지적, 『의장이 직권으로 의원발언을 삭제하는 폐습을 즉각 시정하고 삭제된 부분은 전문을 다시 게재토록 하라』고 요구했다.
김수한 의원(신민)도 의사 진행 발언을 얻어 『국가안보에 중대한 영향을 끼치지 않는 발언까지 삭제한 것은 국회법에 규정된 의장권한을 악용 내지는 오용한 것』이라고 항의하고 『이 같은 조치는 의원들이 발언내용을 사전에 의장으로부터 결재를 받아야 한다는 논리로 귀착 할 수 있는 중대한 문제』라고 말했다.
그런데 국회는 정일권의 강직 권으로 1일 대정부 질의를 행한 김형일 의원의 발언 중 3군데를, 한영수 의원 발언 중 15군데를 삭제한 회의록을 작성, 2일 아침 의원들에게 배포했었다.
이에 대해 이날 사회를 맡은 김진만 부의장이 『의장과 상의해서 선처토록 하겠다』면서 다음 질의자인 박한상 의원으로 하여금 발언토록 요청했으나 신민당의원들이 『의장의 확답을 듣기 전에는 질문을 속개할 수 없다』고 버텨 본회의가 한동안 정회 상태에 들어갔다. 결국 정일권 국회의장이 본 회의장에 나와 『국회의 원본에는 삭제하지 않고 외부에 배포되는 회의록에서만 삭제하겠다』고 말해 40분만에 대정부 질의를 속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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