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줏대 없이 그카모 안 돼” “우리편 됐승께 고맙지라”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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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5호 01면

5일 저녁 부산시 연제구 연산동의 한 고깃집. 중년 남성 세 명과 여성 한 명 사이에 술판이 벌어졌다. 몇 순배 돌자 화제는 정치 쪽으로 넘어갔고, 통합 신당 얘기도 빠지지 않았다.

야권 통합 선언 1주일, 지역 민심 르포

A씨(52)=“안철수 그 양반 미국 가뿌쨀 때부터 알아봤어.”

B씨(54)=“하모, 아쌀하게 밀어주든가 아님 판을 어퍼 삐든가. 이번에도 뭐야, 손바닥 뒤집듯 해딱해딱 뒤집으면 쓰나.”

C씨(54)=“그카모 새누리는 뭐 낫나. 시장도 한 명이 10년 넘게 해묵었어, 이건 독재야 독재. 그러니 부산 사람 우습게 보는 기라고. 이참엔 싹 바꺄야 돼.”

D씨(53·여)=“그래도 이랬다저랬다 하는 안철수, 갸는 안 돼.”

야속함이랄까, 서운함이랄까. 부산의 인심은 일단 그런 쪽으로 흐르는 듯했다. 부산을 대표하기보다는 민주당과, 호남과 손잡은 부산 출신 정치인 안철수에 대해서 말이다.

안철수 의원의 새정치연합과 민주당이 전격 통합을 선언한 지 일주일. 그새 각 지역 민심은 어떻게 요동쳤을까. 중앙SUNDAY는 5일부터 7일까지 부산·광주·대전 등의 재래시장, 철도역, 신시가지 등을 훑으며 바닥민심을 살펴봤다. 세 지역의 온도차는 적지 않았다. 섭섭함(부산), 안도(광주), 그리고 무덤덤(대전)….

부산 자갈치 시장의 시계방 주인 박동석(48)씨는 “안철수, 너무 곱상하고 샌님이라 원래 인기 별로였는데, 이번에 (민주당 쪽으로) 가뿌는 거 보고 완전히…. 얌전한 고양이 부뚜막에 먼저 올라간다고”라고 했다. 남포동에서 만난 문일표(66)씨도 “오늘(5일)도 부산에서 신당 설명회 열었는데 사람 몇 명 없다 카던데. 사람이 똑 뿌러지고 확실해야지 줏대 없이 그카모 쓰나. 정치는 장사가 아니라고”라고 말했다.

센텀시티 부근에서 만난 대학생이 “얼마나 새누리당 기득권 벽이 두터웠으면 그렇게 했겠나”라고 했지만 다수 의견으로 체감하기엔 목소리가 작았다.

▶7p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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