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 발표회 갖는 박초선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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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장장 6시간이 걸리는 판소리『춘향가』를 중진가인 박초선 여사가 오는7월8일 하오7시30분 예술극장무대에서 전창한다.
『지난 20년동안 익혀온 춘향가지만 내 나름대로 본격적으로 불러보고 싶었읍니다.』
판소리『춘향가』의 대가인 구한말 정정렬 명창의 유일한 후계자 김여란 여사(인간문화재)로부터 10여년간 『춘향가』를 배워 또 「유일한 후계자」로 지목받고 있는 박 여사는 그 동안 김소희·박연주씨 등으로부터도 여러가지 창법을 익혔다고 한다.
『새삼 깨닫지만 우리판소리는 고유의 훌륭한 종합예술입니다. 노래와 악기·연극·무용까지를 다 담을 줄 알아야 하니까요.』
어렸을 때 소풍을 갔다가 소리강습소에서 들려오는 노래에 반해 그때부터 창에 온정신을 쏟았다는 박 여사는 여학교시절(광주여고) 처음 『흥보가』를 공대일씨에게 배우면서 판소리를 시작했다. 그는 연극과 무용을 함께 배웠고 뒷날 가야금과 아쟁까지도 익혔다.
『국악이라면 그렇게 좋아해서 저는 앞으로도 평생 이 공부를 계속할 것입니다.』
그는 서라벌예대 음악과를 졸업했지만 「판소리의 가사를 철저하게 익히기 위해」 지난73년 단국대 국문학과에 편입, 금년3월에 졸업했는데 판소리의 구전가사를 정리하는 일을 노래에 못지 않게 열심히 파고들고 있다.
이번 『춘향가』공연에 맞추어 박 여사는 그 동안 『춘향가』가사를 정리하고 채보하여 새로운 악보를 만들어 책으로 출판하게됐다고 기뻐했다.
『누구나 보고 쉽게 배울 수 있는 판소리 춘향가의 악보를 내 나름대로 만들어봤는데 후배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좋겠어요.』 각 대학을 돌며 판소리특강을 하면서 특히 젊은층들이 판소리에 관심이 커 그것이 든든하다고 그는 말한다. 70년 『흥보가』발표에 이어 박 여사의 두번째 독창회가 되는 『춘향가』공연은 특히 국악계에선 드물게 1천∼2천원의 회원권을 발행, 그 수익을 그의 모교에 장학기금으로 기탁하기로 했다.
『여성으로선 판소리가 무척 어렵지만 노력으로 그것을 극복하고 관객에게 감흥을 주는 무대를 만들어야지요.』
그의 이번 발표에는 40여년 전부터 명창 정정렬·송만갑씨의 북을 쳐왔던 김명환 교수(63)가 6시간 계속 북을 잡는다. <윤호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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