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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군사전문가들이 본 북괴의 전쟁준비|이기건<내외문제연구소이사장 예비역 육군준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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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적화통일을 기도하는 북괴는 어느 때고 기회가 붙잡히는 대로 6·25와 같은 재침을 서두르려 할 것이다. 또 재침의 여건도 성숙했다고 오판할는지 모를 일이다. 만일 북괴가 무모한 전쟁도발을 감행할 경우 이 땅에 벌어질 전쟁양상 및 전투개념은 25년 전의 6·25와 어떻게 다를 것인가. 정말 6·25와 같은 재침을 북괴가 무모하게 저지를 수 있을 것인가. 각계 전문가의 예 진을 모아 본다.
북한 땅에 공산주의자가 존재해 있고 또 그들의 행동강령인「민족은 해방하고 인민은 혁명시킨다」라는 전략전술이 없어지지 않는 한 북괴의 무력남침의 위험은 항상 존재하게 마련이다.
북괴는 휴전이래 20여 년간 오늘에 이르기까지 한시도 남한침략을 염두에서 망각하거나 불식한 일이 없었다.
해방이래 김일성 도당의 정책 최고목표는 남한의 해방(무력남침)이며 또한 남한인민의 혁명조성(간접침략)이었다. 그 때문에 이 최고목표를 없애거나 취하한다면 상대적으로 북괴정권의 존재의의도 상실되는 것이었다.
이렇게 함으로써 비로소 북한주민을 오랫동안 철쇄로 결박하고 우마 처럼 혹사할 수가 있었다고 본다.
이를 위해서 소위 4대 군사노선(①전국의 요새화 ②전 인민의 무장 화 ③전군의 현대화 ④전군의 간부화)이라는 것을 만들어 전 북한 땅을 병영화 하는데 성공하고, 역사상 전례 없는 김일성의 독재정권유지와 김일성의 신격화 내지는 우상화에 성공한 것이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3대혁명 노선(①전 조선혁명기지로서의 북한의 사회주의기지 완성 ②남한 혁명기운의 조성 ③국제적인 혁명기운조성의 유리 화)을 국제노선으로 채택하여 강력히 추진해 왔다.「캐나다」의 저명한 신문기자가 북한을 방문하고 돌아오는 길에 동경에서 평가하기를『북한은 완전한 거대병영』이라고 말했다.
4대 군사노선 중에도 가장 중점을 두고 추진하고 있는 것이 바로 전 인민의 무장 화라는 것이다. 북괴는 인적자원에서 절대적인 부족은 면치 못하고 있다. 6·25때 상실한 병력보충이 곤란해서 남한점령지역에서 청장년을 마구 뽑아 강제로 지원병이라는 명칭으로 입대시켰으나 극도로 사기가 저하되어 전투는커녕 유지관리에도 힘든 상황이었다.
이런 쓰라린 경험을 갖고 있는 북괴는 노농적위 대라는 민병제도 비슷한 예비병력을 조직하여 완전무결한 현역병 못지 않은 큰 부대를 창설했는데 그 수는 약 1백70만 명이라고 하며, 교육훈련은 1년에 약 5백 시간이며 야외전투훈련까지도 실시하며 모든 장비는 직장에 비치하고 평소부터 단위부대로 편성되어 있으므로 출동하는데 시간이 걸리지 않아 즉각 출동하여 언제든지 전투에 투입할 수 있다고 한다.
또한 6·25때 군대 안 공산당조직 가지고서는 효과적으로 사병의 관리와 단속, 그리고 당과 김일성에게 충성을 하는데 실패한 북괴는 대학생과 중·고생 중에서 열성분자들을 추려서 독전 대 역할을 하게 되는 붉은 근위대라는 것도 만들었다.
이렇게 해서 전쟁준비는 이미 완전히 끝나고 언제든지 명령만 있으면 휴전선을 돌파해서 남침할 정면공격은 물론 비정규전에 충당할 침투부대도 약 8만 명이나 되는 최 정예부대를 가지고 있다.
서해도서는 경인지구 방어의 전초지대다. 또한 자기들 지역에 가깝게 위치함으로써「눈의 가시」격이다. 그러므로 이 도서들을 탈취하려고 해상병력의 시위도 해보고 공중세력의 도발도 해보고 해서 어떤 구실과 기정사실이라는 것을 꾀하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특히「미사일」장비, 쾌속정의 증강은 그 의도가 어디에 있는가는 불문가지다.
북괴의 대부대가 전방에 보내지고 있으며 후방에 있던 대기갑부대가 전방으로 이동했다는 각계 정보는 대공세를 시도하는 병력의 재배치와 전개라는 것을 우리는 짐작할 수가 있다 하겠다.
이렇게 해서 북괴는 평소부터의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보완해서 대병력의 공세를 취할 수 있는 전개도 완료했다고 추정해도 무방할 것이다.
그리고 3대 혁명노선인 남한의 혁명기운조성은 북괴의 의도하는 대로 작년부터 한국에서 진행되었다. 소위 민주화 투쟁이라는 것이다. 김일성 도당은 전 세계적인 선전방법을 통해서 한국의 민주화운동의 고무와 찬양에 전력을 경주했으며, 북괴의 통일전선전술을 펼 작전이라는 느낌마저 주고 있다.
또한 이것에 대비하는 한국정부의 노력을 민주탄압이니 민권억압이니 하고 있다.
특히「크메르」·월남사태와 아울러 이 다음은 한국이라는 북괴의 전략이 전 세계적으로 떠들썩해지면서 한반도의 긴장고조는 마침내 전 세계의 주목거리가 된 셈이다.
아무튼 북괴의 재침준비는 완료됐다고 본다. 여건도 성숙했다고 본다. 누가 언제 어떻게 전화선에다 점화하는가 하는 것만이 남아 있을 뿐이다. 물론 그것은 김일성만이 할 수 있는 것이다.
북경도 참배했고 불원천리 동구라파·「아프리카」도 순방한 김일성이다.
그러나 우리 한국의 국내총화단결 여하에 따라 김일성의 의도도 분쇄할 수 있는 것이다. 우리가 잘못해서 재침을 초래하는 우는 절대로 범해서는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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