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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 무기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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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앞으로 있을 대전이 어떤 것이 될지는 짐작할 수 없다. 그러나 그 다음 대전 때에는 사람들이 돌을 던지는 원시적인 싸움이 될 것은 틀림없다.
이것은 「아인슈타인」이 2차 대전 후에 한 말이다. 이때 그가 염두에 두고 있던 것은 핵무기였다.
만약에 전면적인 핵무기 전쟁이 일어난다면 온 문명이 파괴될 것이 틀림없다. 「아인슈타인」은 이런 사태를 경고했던 것이다.
지난 13일에 소련의 「브레즈네프」 공산당 서기장은 『핵무기보다도 더 무서운 무기 개발의 가능성이 짙다』고 경고했다. 그 뒤를 이어 소련의 한 신문은 그게 미국이 개발한 기상 무기임을 시사했다.
이 무기는 인공적으로 홍수·해일 등을 일으킬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대기권의 「오존」층을 파괴해서 지상의 모든 생물을 태워 버릴 수 있다는 것이다. 정말로 핵무기보다 더 무서운 것임에 틀림없다.
이것은 엉뚱한 추측만은 아닐 듯 하다. 물론 규모는 작지만, 이미 인공 강우가 실용화 단계에 있는 것이다.
미국에는 소형 「레이다」 한대와 비행기 두 세대를 가지고 있는 기상 제어 회사들이 많다. 작업도 간단하다.
「레이다」가 비구름을 잡아내면 비행기가 출동한다. 날개에는 옥화은의 결정을 넣은 통이 장치되어 있다. 적당한 지점에 이르면 비행사는 통을 투하한다.
그 통이 비구름 속을 낙하하면서 파열하고 옥화은의 결정을 확산시킨다. 이어 냉각된 결정들은 습기를 집중시켜 3, 4분 후에는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이런 인공 강우의 덕택으로, 가령 「사우드다코타」주만 해도 연간 20%나 우량이 늘어 3천만「달러」 이상의 농작물 증수를 보게 되었다는 것이다.
소련에서의 인공 강우 실험도 상당한 단계에 이르고 있다고 한다. 여기서는 옥화은과 염화 「나트륨」을 고사포로 쏘아 올리는 방법을 쓰고 있는 모양이다.
이런 인공 강우의 방법을 대규모로 쓴다면 홍수도 일으킬 수 있을 것이다. 또한 한 지역에서 이 같은 인공 강우가 대량으로 쏟아진다면 그 주변의 기상 「패턴」이 결딴나기 쉬울 것이다.
그러나 「브레즈네프」가 경고한 「핵무기보다 무서운 무기」가 이런 정도만을 뜻하지 않음은 물론이다.
우선 「오존」층을 파괴시켜 자외선을 그대로 통과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그것은 일종의 살인 광선을 발사하는 무기인 모양이다. 이미 『살인 「레이다」 병기』 개발에 대한 연구가 여러 나라에서 진행중일 것이라는 추측이 나돈지도 오래된다. 이런 살인 「레이다」 병기와 『핵보다도 무서운 무기』가 어떤 연관이 있는지 없는지도 아직은 모른다.
한가지 다행스러운 것은 「브레즈네프」가 먼저 발설한 것으로 미루어 아직은 소련이 이런 무기를 가지고 있을 공산이 적다는 사실이다. 그러나 이런 살인 무기들을 각국이 앞다투어 개발할 필요가 없는 세상에서 우리가 살고 있다면 더욱 다행스러운 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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