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만에 독주회 갖는 피아니스트 박정윤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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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기교파의 이지적인 연주가로 꼽히는 피아니스트 박정윤씨(40·연세대음대 전임강사)가 그의 제3회 독주회를 18일 하오7시30분 국립극장에서 갖는다. 지난 70년11윌 귀국독주회를 가진 이래 5년만이다.
『그동안 손을 다쳐 무척 고생했읍니다. 이번 독주회를 계기로 이제부터 새롭게 연주활동을 할 계획입니다.』
71년9월 왼손의 근육이상으로 갑자기 시향 협연을 중단했던 박 교수는 그동안 회복이 늦어 한때는 피아노를 포기할까 하는 「절망적인 상태」까지 갔었다고 한다. 만3년에 걸친 투병 끝에 작년부터 본격적인 연주를 할 수 있게 됐다는 것.
그는 지난3월 처음으로 국향과 협연, 다시 무대로 돌아왔다.
그동안 연습에 열중하다보니 『손가락 때문에 기교적인 데에 많이 기울게 됐나봐요. 리스트의 작품을 특히 많이 다루었읍니다.』
지난3월 국향 협연 때 리스트의 협주곡 2번을 연주했는데 이번 독주회 레퍼터리도 역시 리스트에 중점을 두었다고 한다.
『바흐 주제에 의한 환상곡과 푸가』 『두개의 전설』 『새에 설교하는 아시즈의 성 프란시스코』 『파도 위를 걷는 바울의 성 프란시스코』등 리스트의 대표적인 4곡을 골라 모차르트의 『환상곡D단조 작품397』, 슈베르트의 『3개의 피아노곡 작품946』과 함께 연주한다.
7세 때 중국 청도에서 독일인에게 처음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했다는 박 교수는 그러나 서울대문리대 화학과를 나온 이색적인 학력을 갖고 있다. 『피아노에 대한 집념은 한번도 흔들려 본적이 없어요.
어렵고 깊은 음악에 나 자신 깊게 파고들어 좀더 새로운 현대적인 해학을 하고싶군요.』 남들이 잘 연주하지 않던 차이코프스키의 피아노협주곡 제2번을 한국 초연하여 주목을 끌었던 박 교수는 자신의 연주가 『기교와 내용을 갖추는데 힘을 쏟겠다』고 학구적인 면을 강조했다. <윤호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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