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 취약지역…학교 건물|목조 많고 방과후 탐지 힘들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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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학교화재사건이 잇달아 가뜩이나 모자라는 교육시설이 많은 피해를 본다. 학교건물은 아직도 낡은 목조가 대부분인데다 방과후에는 화재탐지조차 제대로 하기 어려워 불이 나면 한꺼번에 많은 교실을 태우는 등 재산피해가 많기 마련인데도 소방 당국은 도심지의 4층 이상 고층「빌딩」과 공장건물화재예방에만 치중한 나머지 전국 곳곳에 흩어져있는 학교시설에 대한 화재예방대책에는 소홀하다. 뿐만 아니라 학교건물은 연 건평이 넓어 대부분의 학교가 소방시설을 갖출 엄두를 못내는 등 전형적인 화재취약대상으로 등장하고 있다.
치안본부 집계에 따르면 각급 학교에서 일어난 학교화재 사건은 74년 1월∼지난 4월말까지 16개월 동안 전국에서 77건이 발생, 12명의 사상자를 내고 5천4백14만8천6백원의 재산피해를 기록했다.
이같은 화제로 지난 한해동안 국·공립학교에서만 1백여개 교실이 소실된 것으로 집계됐다.
학교화재의 가장 큰 원인은 노후시설에 따른 누전과 겨울철 난로 등 난방시설 취급 부주의가 대부분이다.
치안본부가 올 들어 일어난 17건의 학교화재의 원인을 분석한 것에 따르면 누전이 6건으로 전체의 33%를 차지, 가장 많았고 다음은 석유난로 등 난방기구취급부주의가 3건, 불장난 1건, 성냥취급부주의 1건, 기타 6건 (방학·화인불명 등)으로 나타났다.
학교건물은 소방법의 규정에 따라 옥내소화전·자동화재탐지기(목조 일 때는 전기화재경보기)·피난기구 등 소방기구를 갖추도록 돼있으나 대부분 분말소화기 정도만 갖추고 있을 뿐 화재예방에 필요한 기본장비는 시설치 않고 있다.
특히 학교건물은 거의가 고층건물에 속하지 않아 소방점검이 소홀한데다 연 건평이 넓어 가설된 전선의 길이가 길고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누전의 우려가 많은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지난 1월 28일 상오 10시55분쯤 경북 안동중앙초등학교에서 일어나 목조 2층 5천1백83평 18개 교실(피해액 4백13만2천원)을 태운 화재사고의 경우, 2층 3학년1반 교실 벽을 뚫고 가설된 낡은 외등전선이 쇠철 망에 접촉, 「스파크」를 일이기면서 교실 벽에 붙은 벽지에 인화된 것으로 밝혀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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