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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수 홍인숙씨 본지에 옥중 서신 "수프 좀 먹었으면…”

미주중앙

입력

무기수로 일리노이 교도소에서 수감생활을 하고 있는 홍인숙(사진)씨가 본지에 옥중서한을 보내왔다.

지난달 20일 보낸 편지에서 홍 씨는 자신의 근황을 소개했다.

지난달 2주간 몸이 아파 제대로 식사도 못했다는 홍 씨는 서한에서 “헬스케어유닛에 가서 오전 11시부터 꼭 6시간을 기다리는 동안 너무나 몸이 아파 앉아 있을 수가 없어서 그냥 벤치에 드러누워서 기다렸다. 6시간이 지난 후 간호원이 임시 약을 주면서 앞으로 두주일 후에 의사를 볼 것이라고 해서 그냥 돌아왔다. 3주가 훨씬 지난 후에도 아직 의사를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홍 씨는 일리노이 주정부가 예산 삭감을 이유로 교도소를 통폐합하면서 수감생활이 더욱 어려워졌다고 설명했다. 이전에 있었던 드와이트 교도소에서는 우편물 분류 등의 일을 해서 적은 돈이나마 벌 수가 있었다. 하지만 작년 드와이트 교도소가 폐쇄된 뒤 수감자들이 모두 링컨 교도소로 이감되며 생활이 나빠졌다고 한다. 더군다나 생활용품을 모두 구입해야 하는 교도소에서도 물가가 올라 홍 씨와 같이 가족도 없고 일도 하지 못할 경우에는 더욱 힘겹다.

홍 씨는 “이렇게 몸이 아플 때면 뜨거운 치킨 누들 수프를 먹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잠시도 떠나지 않는다. 16년 감옥생활을 하면서 한번도 뜨거운 음식을 먹은 적이 없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홍 씨는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고 했다. 자신보다 더 나쁜 처지에 있는 사람들을 생각하며 기도한다고 전했다. 그는 “매일 매일을 저의 마지막 날로 생각하면 조그마한 것부터 감사의 마음을 가질 수 있다고 배웠다. 곧 석방되는 사람들에게 성경 말씀을 전하고 있고 아이티나 수단의 불쌍한 아이들을 생각하며 기도하고 있다. 하나님께 진정 감사할 뿐”이라고 했다.

한편 한인회는 홍 씨의 사면을 위해 전문변호사를 만나 향후 활동을 모색하고 있다. 또 종교 단체를 중심으로 본격적인 사면 청원 서명을 추진한다.

박춘호 기자 polipch@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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