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탄이 떨어져도 일하는 자세필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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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박정희 대통령은 8일 낮 경제기획원 장관실에서 새마을지도자 김종식씨(57·경북 영천군 화산면 덕암리470)와 모범근로자 김성분씨(여·50·국제화학주식회사 재봉부조장), 그리고 영천군수 이문환씨, 국제화학사장 양정모씨 등과 국수로 점심을 함께 하며 농촌사정, 경제활 동에 관해 얘기를 나누었다.

<기업주는 근로자에 점심제공 고려해야>
▲박 대통령=나는 새마을성공 사례를 들을 때가 제일 기분이 좋다.
큰 공장에서는 요즘 점심을 줍니까.
▲김성분=싸 가지고 가서 먹습니다.
▲박 대통령=KBS의 사회교육방송을 들으니 『오늘의 한국』이란 「프로」에서 기업체를 하나하나 소개하며 복지시설을 알려주고 있는데 점심한끼는 무료 제공한다고 하던데 큰 기업체에서는 근로자를 위해 점심제공은 생각해볼 일이요(양 사장에게) 요즘 수출은 어떻소. 신용장 오는 것하고 나가는 것하고….
▲양 사장=금년도 수출목표가 7천5백만「달러」인데 「오더」(주문)가 적어 l천5백만「달러」밖에 못했읍니다. 조금씩 나아지고 있읍니다.
▲박 대통령=조업단축 같은 것은 안합니까.
▲양 사장=안합니다.
▲박 대통령=손해볼 때는 적자를 내가면서도 조업단축을 하지 말고 일을 해야 합니다. 경기가 좋아지면 종업원사기가 올라 열심히 일하지 않겠읍니까.
우리나라에 세계제일이 몇 가지 있는데 신발 만드는 국제도 그중의 하나이지요.
그런데 덕암동이 처음 새마을사업을 할 때는 소득이 얼마였읍니까.
▲김종식씨=소득계산을 할 수 없을 정도였읍니다. 이 마을을 옛날부터 장승백이라고 했는데 혼자도 장승백이 사람이라고 하면 막히고 말았읍니다. 저도 처음에는 떠나려고까지 했읍니다.
▲박 대통령=(이문환 영천군수에게) 영천군에 전국에서 제일 저축을 많이 한 마을이 있는데 얼마나 했소.
「새마을」 잘된 곳에 지도자 견학시켜야
▲이 군수=대창마을인데 천만원 저축했읍니다.
▲박 대통령=새마을사업이 잘 안된 마을 지도자들을 불러 견학을 시키도록 해요. 외국에서마저 보러오는데….
덕암마을에는 전화도 있다는데 간첩신고 용으로도 얼마나 좋겠소.
▲김종식씨=예전에는 영천에 일부러 가는데 1천원이 들었는데 이제는 전화가 있어 15원이면 됩니다.
▲박 대통령=(양 사장에게)김성분씨 같은 20년 이상 근속자에게는 근속상이라고 하여「아파트」라도 마련해주는 게 어떻습니까. 「아파트」하나 구하는데 얼마나 드나.
▲김정렴 실장=2백60만원∼1백30만원 듭니다.
▲박 대통령=양 사장 돈 좀 내시오. 다른 장기근속자도 있고 하니 둘이서 반반씩 냅시다.
새마을 성공사례는 군수가 직접 설명을
▲양 사장=좋습니다. 반을 내겠읍니다.
▲박 대통령=(김종식씨에게)새마을 사업가운데 무엇이 제일 하고싶습니까.
▲김씨=마을기금이 1백50만원이 있는데 창고를 하나 지어야겠는데 못 짓고 있습니다. 양파나 사과를 수확기에 내어놓으면 홍수가 되어 제값을 받지 못합니다.
우선 50명 정도만이라도 좋겠읍니다.
▲박 대통령=마을에서 l백만원 내고 새마을성금에서 4백만원을 줄테니 짓도록 하십시오.
▲김씨=고맙습니다.
▲박 대통령=훈장 받은 새마을지도자들이 「텔리비젼」에 나가 좌담을 갖는데 설명이 부족한 것 같아요. 새마을 운동하는 사람은 실천력은 강하나 말은 잘 해요. 우리도 어디 가서 기자가 물으면 생각했던 것도 말이 잘 안나오지만…. 다음부터는 군수가 직접 새마을성공사례를 「텔리비젼」에 나가 이야기하는 게 좋겠어요. 요즘 사업가들은 공산당이 쳐들어온다고 흔들리지 않아요.
▲양 사장=아닙니다. 내가 듣기에는 없읍니다.
▲박 대통령=폭탄이 떨어지면 피하고 또 다시 들어가서 제품을 만들고 하는 정신을 취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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