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컴 요우커 … 동대문 UFO 24시간 문 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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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형 건축물의 대가(大家) 자하 하디드가 설계한 동대문디자인플라자는 UFO를 닮았다. 2009년 3월 착공해 4840억원이 투입된 DDP가 21일 문을 연다. [중앙포토]

2호선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 1번 출구를 나서자마자 거대한 비행접시 같은 건물이 보인다. 물 흐르듯 곡선으로 이어지는 건물의 알루미늄 패널 외벽은 물고기 비늘처럼 반짝인다. 이달 21일 문을 여는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다.

 서울시가 3일 DDP 운영 계획을 내놨다. 시는 야간 유동인구가 많은 동대문 상권과 연계해 24시간 운영하기로 했다. 우선 올해 상반기에는 공원과 카페·어울림광장 등 시민 편의시설을 24시간 개방한다. 심야시간대 관광객의 안전 확보를 위해 문을 닫지 않는 종합안내소와 5개 외곽초소도 설치한다. 하반기에는 직장인과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전시회 등 야간 프로그램(오후 7시~자정)을 운영할 예정이다. 자정 이후 열리는 공연 및 패션쇼와 심야영화제도 준비하고 있다.

 서울시는 아시아를 대표하는 랜드마크로 DDP를 키워나갈 예정이다. 1959년 완공돼 미국 뉴욕을 대표하는 장소가 된 구겐하임 미술관이 그 모델이다. 미국 근대 건축가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Frank Lloyd Wright·1867~1959)가 설계한 구겐하임 미술관은 계단이 없는 나선형 모양으로 20세기 미국을 대표하는 건축물이 됐다.

 시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자주 찾는 동대문 상권과 DDP를 묶어 지역 관광 명소로 만든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2015년까지 동대문 인근에 관광호텔 4개소 705실을 추가로 공급한다. DDP와 전통시장을 경유하는 시티투어버스 코스도 개발한다. 여기에 공항버스 정류장을 설치해 외국인 관광객들의 편의를 돕기로 했다. 윤대영 DDP협력본부장은 “상반기에 편의시설 시범 운영을 거친 후 하반기에는 한류 공연 등 다양한 소프트웨어를 추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개관 전시로는 『훈민정음 해례본』과 신윤복(1758~?)의 ‘혜원전신첩’을 비롯해 59점의 국보·보물급 문화재를 전시하는 간송문화전이 준비됐다. 간송미술관의 소장품이 외부 전시되는 것은 미술관 설립 76년 만에 처음이다.

 또 DDP를 설계한 자하 하디드(64)의 작품을 소개하는 ‘자하 하디드전’도 열린다. 이 전시회에선 그의 건축물은 물론 금속 소재로 만든 신발인 노바슈즈와 제피르 소파 등 곡선미가 강조된 자하 하디드표 상품을 만날 수 있다. 이라크 출신의 자하 하디드는 건축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프리츠커상을 여성 최초로 수상했다. 2020년 도쿄 올림픽 주경기장,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스타디움 설계를 맡은 세계적인 건축가다.

 자하 하디드는 개관에 앞서 11일 방한해 기자간담회를 열고, 12일 오후 3시엔 DDP에서 열리는 ‘자하 하디드 360°’ 포럼에 참석한다.

 자하 하디드는 ‘비정형 건축’의 대가다. DDP 역시 각기 다른 평면을 가진 4만5133장의 알루미늄 패널(1.6mX1.4m)로 둘러싸여 있다. 멀리서 보면 거대한 모자이크 작품처럼 보이기도 한다. 외벽에 쓰인 금속 패널을 땅바닥에 펼쳐놓으려면 축구장 3개가 필요하다. 시공사인 삼성물산은 비정형 설계를 완성하기 위해 3차원 입체설계 방식을 채택했다. 기존 종이 도면 방식으론 시공 자체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DDP 자체가 예술성 있는 작품이므로 관광객이 몰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강기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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