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 진찰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문】고대하던 아들을 낳고 보니 가엾게도 언청이였습니다.
주위에서는 요즈음 성형수술이 발달하여 감쪽같이 정상으로 만들 수 있다고들 위로합니다만 사실인지요. 만약 수술이 가능하다면 언제쯤 해야 하는지요. <전남 목포시 남교동·k>
【답】아직 언청이에 대해서는 마치 하늘의 벌이나 받은 듯 절망적으로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만 그러나 최근 눈부시게 발달한 성형외과의 힘을 빌면 거의 정상에 가깝도록 수술이 가능합니다. 물론 언청이수술은 지극히 전문적인 의학지식과「테크닉」이 필요하므로 반드시 경험 많은 성형외과 전문의에게 받아야 합니다.
창피하고 남에게 보이기 싫다고 아무에게나 값싸게 수술 받고 성장한 다음 재수술 받으면 되겠거니 생각하면 아주 잘못입니다. 원래 태어날 때 아기의 입술은 조직이 부족한 상태인데 한 번 수술을 받을 때마다 조직의 일부가 불가피하게 잘려 나가게 됩니다. 따라서 수술이 잦을수록 입술이 점점 작아지게 됩니다.
또한 재수술이란 마치 헌옷을 뜯어고치는 일과 비슷해서 하기도 힘들고 결과도 좋지 못합니다. 그러므로 첫 수술을 반드시 전문의에게 맡기든 가 경제적으로 형편이 여의치 못한 경우라면 차라리 건드리지 말고 형편이 좋아질 때까지 기다렸다가 나중에 수술 받는 것이 현명하다고 하겠습니다.
수술시기는 가능한 한 빨리 해주는 것이 좋다고 주장하는 학자가 있는 반면 생후 2∼3개월이 지나야 아기가 수술에 견디기도 좋고 입술도 어느 정도 발육하고 조직도 상당히 판단해져서 수술결과가 좋다고 하는 학자도 있습니다. 그러나 수술시기는 빠를수록 좋은 듯 싶습니다.
한편 언청이와 함께 구개열(입천장이 갈라진 것)이 있을 때는 말을 배우기 직전 즉 2세 전후에 수술해 주는 것이 좋습니다.
심재도<성형외과 전문의>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