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기회복의 전망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세계경기가 회복될 수밖에 없을 뿐만 아니라, 74년에서 75년초까지의 불경기가 심도 있는 것이기 때문에 그 회복력도 그에 비레해서 크리라는 전망이 최근호「이코너미스토」지에 의해 제기되었다.
확실히 경기의 하강은 그 자체가 상승을 예고한다는 일반론을 수긍할 수 있는 것이라 하겠으나, 회복의 성격이나 질을 어떻게 평가하느냐가 더 중요한 관심사다.
지금 세계경기의 회복을 낙관하는 자료로 제시되고 있는 사항은 ①불황의 심도가 커서 잠재성장력과 실제 성장간에 적어도 15%이상의 갭이 있다는 사실 ②재고조정이 성공해서 재고가 급속히 축소되고 있으며 ③각국 정부가 10%수준의 실업률을 극복키 위해 경기자극 책을 쓰고 있다는 정보 등 인데 이들이 유력한 경기회복의 자료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원래 시간적으로 비가역적인 경제현상에서 몇 가지 현상이 제기되었다고 과거와 동질의 회복이 재현되리라고 예상하는 것은 현명치 못하다.
우선 예상되는 회복자체는 너무나 많은 제약요인을 내포하고 있다는데 주목해야 한다. 즉 물가를 실질적으로 안정시킬 수 없는 상태에서 실업률을 낮추려는 확대재정정책을 집행해야 하는 제약이 있다.
둘째, 국제수지조정이나 국제통화질서의 재정립이라는 여건조성 없이 경기를 회복시켜야 한다는 제약요인이 있다.
세째, 성장의 모태는 기술발전과 투자증가에 있는 것이나 단기적으로는 기술발전보다 투자확대를 통해서 경기를 자극해야 하는 제약이 있다. 즉 투자확대는「에너지」와 원자재투입의 확대를 뜻하는데 이 경우, 자원공급 면의 모순을 확대시키는 모순이 있다. 그러므로 경기회복은 새로운 자원파동으로 링크 될 공산이 크다는 제약이 있다.
이들 일련의 제약요인은 결국 국제수지대책으로서의 수입제한을 존속시키는 상황 속에서의 경기회복을 시사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인플레」압력의 가속화를 내포하는 단명한 회복을 불가피하게 한다고 보아야 한다. 오히려 세계경제의 일반적인 회복이 가능하기 전에 각국의 국제수지가 교란되어 통화무역질서가 다시 흔들릴 가능성이 크다고 보아야 한다.
더우이 자원을 보유하지 못하고 있는 개발도상국은 73∼74년의 자원 및 유류파동의 여파를 충분히 소 화시키지 못한 상태에서 새로운 자원파동을 겪게 될 가능성조차 배제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세계경기의 회복은 곧 주요선진국경제의 회복을 뜻하는 것이지, 그것이 보편적인 회복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도 주목해야 한다.
과거와 같은 자유무역체제하에서도 호경기의 이득은 선진국에, 그리고 불경기의 여파는 개발도상국에 집중되었던 것이므로 무역제한과 인플레가 존속하는 지금의 여건에서는 경기가 회복되어도 개발도상국에 대한 파급효과는 더욱 보 잘 것 없으리라는 사실은 너무나 분명하다.
사리를 이같이 평가한다면 우리는 세계경기의 회복의 파급효과를 충분히 활용은 하되 신규투자 보다는 기존시설을 충분히 가동시켜 활용한다는 신중한 자세로 사태변화를 계속 주시하고 대처해 나가야 할 것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