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대통령 4·3사건 사과 검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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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盧武鉉)대통령이 제주 4.3사건 55주년인 다음달 3일 이 사건의 희생자에 대한 정부 차원의 사과나 유감의 입장을 공식 표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청와대 관계자가 22일 밝혔다.

이 관계자는 "盧대통령이 4.3사건에 대해 정부 차원의 공식 입장을 밝히기로 방침을 정하고 입장 표명 수위와 방법 등에 대해 의견을 듣고 있다"며 "사과나 유감 표명의 수위는 현재 검토 중이며 희생자 보상 문제까지는 아직 논의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盧대통령은 특히 다음달 3일 제주도의 55주년 기념식이나 위령공원 조성 기공식에 직접 참석, 발표할 가능성이 있으며 이 방안이 힘들 경우 고건(高建)총리가 대독하는 담화를 통해 입장을 발표할 것이라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盧대통령이 4.3사건에 대한 사과 입장을 표명할 경우 정부의 연속성이라는 차원에서 과거 정부의 공권력에 의한 무고한 양민 희생을 현 정부의 최고 책임자가 공식 인정하는 첫 사례로 기록된다.

◆4.3사건이란=8.15 광복 이후의 혼란기에 제주도에서 1948년 4월 3일 좌익세력에 의한 대규모 소요사태가 발생하자 정부가 군.경을 투입, 54년 9월 21일까지 진압 및 소탕작전을 벌이던 중 많은 양민들이 공권력에 의해 무고하게 희생당한 사건을 말한다.

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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