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형규·조승혁 목사 구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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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서울 시경은 7일 밤 수도권 특수지역 선교위원회 위원장 박형규 목사(51)와 동 위원회 위원 겸「이큐메니컬」사회선교협의회 사무총장 조승혁 목사(40)등 2명을 업무상 횡령 혐의로 구속했다.
두 목사의 구속영장은 서울지검 공안부 이재권 검사가 요구, 서울형사지법 김신택 판사가 발부했다.
서울시경은 이들과 함께 한국기독교 교회협의회(NCC)총무 김관석 목사(56)에 대해서도 같은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증거 불충분 등 이유로 법원에 의해 기각됐다.
영장에 마르면 조 목사는 72년 9월 수도권 특수지역 선교위원회에서 서독교회 원조기구(BFW)로부터 광주단지·동인천·남대문시장·성동구 송정동 등 수도권 4개 지역의 의료시설·장학사업·빈민구제자금 등으로 6만1천2백「달러」(3천60만원)를 요청, 이 가운데 45회에 걸쳐 1천15만1천4백18원을 받아 선교사업과는 달리 구속자 생활비로 5만5천원을 유용했고 또 지난해 12월 부평공단의 삼원섬유 노조 분회장 유해우씨(21)가 업무방해 및 폭행 혐의로 구속됐을 때 담당 홍성우 변호사에게 착수금을 준 것을 비롯, 1천여만 원을 유용했다는 것이다.
박 목사는 BFW로부터 받은 원조금중 지난해 11월 20일까지 23회에 걸쳐 약 6백89만원을 받아 선교사업비로 쓰지 않고 자신의 긴급조치위반 사전변호사 착수금으로 1만9천8백원, 잡비 및 개인활동비로 5백50여만 원을 쓴 것을 비롯, 모두 5백85만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있다.
김관석 목사는 BFW의 원조자금으로 인혁당·민청학련관련 구속자 가족 생활비, 변호사착수금 등으로 1백30만4천원을 유용했다는 것이다. 지난 3일 밤부터 4일 동안 서울 중구 남대문로 G「호텔」에서 조사를 받아 온 두 목사는 구속영장이 발부된 직후인 8일 0시 40분 경찰 백차로 남대문경찰서에 입감됐다.
「바바리·코트」와 검은「베레」모에 가족들이 전해준 옷 보퉁이를 낀 박 목사는 백차에서 내리며『어이구, 올 데로 왔구나…』하고 한숨 섞인 혼잣말을 하면서 경찰에 밀려 유치장으로 들어갔고「노타이」에 역시 옷 보퉁이를 낀 조 목사는『할말이 없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억울합니다』고 큰 소리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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