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수지 적자에 허덕이는 일본주변의 10개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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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동경=박동순특파원】최근 일본 미쓰비시은행이 밝힌 바에 의하면 지난해부터 일본의 경기가 내리막길을 보이기 시작하자 주변국가들의 경제사정이 벼랑 끝으로 밀려났다.
주변 10개국의 대일 수출은 작년 1·4분기가 전년동기비 74%증으로 기세 좋게 뻗어갔으나 그 후 계속 떨어져왔다.
즉 2·4분기에는 36%증, 3·4분기에는 15%증이었으며 4·4분기에는 마침내 4% 감소로 바뀌었던 것이다.
연간 신장률도 73년에는 82%이던 것이 74년에는 25% 증가에 머무르고 말았다.
이와같은 대일 수출감소는 주변국가의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줬다. 한국의 경우 서울의 실업률이 15%가 넘는다는 얘기도 들릴 정도다.
대일 무역수지악화가 가장 심한 나라는 한국. 73년의 5억8천2백만「달러」 적자에서 74년에는 거의 두 배나 늘어난 10억8천6백만「달러」가 된 것이다.
그밖에 대만도 7억5천만「달러」에서 10억5천만「달러」로 늘어났고 「홍콩」 「싱가포르」도 적자폭이 확대된 축에 속한다.
또 호주 「필리핀」 「말레이지아」는 대일 무역에서 흑자를 내고 있지만 그 폭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판명되었다.
하지만 「인도네시아」만은 「오일·쇼크」의 물결을 타고 톡톡히 재미를 봤다. 73년에 이미 13억1천1백만「달러」의 흑자를 봤을 뿐만 아니라 74년에는 이보다 19억「달러」가 늘어난 32억1천6백만「달러」의 흑자를 낸 것이다.
한편 대학생들의 반일 「데모」 및 일제상품불매운동으로 심리전을 벌여오던 태국은 적자폭을 5천5백만「달러」나 줄이는데 성공, 한국이나 대만과는 좋은 대조를 보였다.
문제는 이들 국가가 『일본의 재채기 때문에 자국이 감기가 드는』현상에 대해 반발의 기미를 보이고 있다고 삼릉은행은 지적했다.
예컨대 이미 몇몇 나라에서는 일본상품에 대한 수입규제문제를 검토중이며 목재·고무 등 원자재수출국들은 생산·가격「카르텔」 형성으로 피해를 줄이려 하고 있는 것이다.
삼릉은행의 보고서는 일본측이 근린궁핍화정책을 추진한다는 비난을 피하기 위해서는 이들 국가로부터의 수입을 정책적으로 확대해야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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