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 풀려 승차 인구 느는데 수도권 교통 체증 가중|숨막히는 「버스」…고역의 「러쉬·아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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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날씨가 풀리면서 승차 인구가 늘어나는데 비해 증차와 노선 조정이 교통 인구의 증가 추세를 따르지 못하는 등 비뚤어진 공로 행정 때문에 서울 시민의 출퇴근길 차 타기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교통난은 서울시가 강남에 부도심권을 개발하는 등 지역 개발을 서두르면서 이에 따른 교통 대책을 마련치 않아 교통 체증을 부채질하고 있으며 도로 수준을 무시한 자가용 승용차의 급증으로 강북의 기존 도심권 진입로 (제2·3한강교)에 이미 「보틀네크」 (병목) 현상을 일으켜 심한 교통 혼잡도를 보이고 있다.
이같은 서울의 교통난 추세는 최근 서울시가 시내 「버스」 7개 방면 중요 노선별로 「버스」 1대씩을 무작위 추출해 실시한 『대중 교통 수단의 수준』 조사 결과가 뒷받침하는 것으로 조사 내용은 「러쉬·아워」 시내 「버스」 승객의 92%가 승하차가 불편하고 88%가 안지 못하며 차 속에서 위치를 옮기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고 만원 승객으로 호흡이 곤란할 정도라는 것이다.
서울의 하루 교통 인구는 8백10만명이며 이중 76·8%인 6백22만4천명이 1백52개 노선 「버스」 4천6백36대에 의존, 대 당 평균 1회 운행에 최소 1백명, 최고 2백명까지 탑승하고있으며 「러쉬·아워」 때 「버스」 교통 인구는 2백31만8천명인데 비해 수송 능력은 2백2만1천명으로 29만7천명이 제때 차를 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교통 인구 (2월말 현재)는 지난해 말 교통 인구 (7백72만5천명) 보다 37만5천여명이 더 늘어난 것으로 최소 1백49대 (교통부 배정)의 「버스」를 증차해야 작년 수준의 수송력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
그러나 서울시는 개학기인 3월초에 증차 배정을 끝내던 전례를 무시, 20일이 넘도륵 이를 늦추어 교통 혼잡을 가중시키고 있는데 배정이 늦어지는 이유는 올해 증차분이 워낙 적게 책정돼 업계의 과당 경쟁이 빚어진데다가 배점 기준인 서울시의 업채별 운영 평점이 잇권과 정실에 좌우된다는 불신감과 압력 때문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서울대학교의 관악「캠퍼스」 이전을 계기로 올해 처음으로 실시한 노선 조정도 운행 횟수를 늘려 수송 능력을 향상시킨다는 구실로 종전까지 사당동∼화곡동 노선을 사당동∼제2한강교까지로, 화곡동∼어린이대공원을 화곡동∼서울역, 도봉동∼영등포역을 도봉동∼어린이대공원 등으로 각각 단축 운행케 해 지금까지 한번만 타면 됐던 승객들이 2번 이상 갈아타야 하는 불편과 함께 교통비 부담이 늘어나 업자만 잇속을 보는 결과를 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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