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북괴 남침 「터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중부 전선 비무장지대에서 또다시 발각된 북괴의 제2의 「터널」은 북괴가 땅굴 전술을 무력 남침의 기본 전술로 채택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입증해 주는 것이다. 이번에 발견된 제2의 「터널」은 지난해 11월 서부 전선에서 처음 발견된 것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규모가 크다.
지하 50m 내지 1백60m의 화강암층을 뚫은 이 굴은 폭과 높이가 각기 약 2m로 그 길이가 3·5㎞에 이른다는 것이다.
지난해에 발견된 땅굴의 규모가 폭 91㎝ 높이 1백22㎝이었던 것임에 비해 얼마나 본격적인 것인가를 알 수 있다.
군사 전문가들의 설명으로는 차량·야포 등 중장비와 1시간 당 3만명의 무장 병력이 통과할 수 있다니 모골이 송연 함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이러한 「터널」은 정규전과 비정규전에 모두 이용될 수 있으며 사단 병력이나 경보병 여단 병력을 우리의 경계 부대 후방에 침투시키기에 족한 것이다.
「유엔」군과 국군 당국의 정보에 의하면 이외에도 여러개의 남침 「터널」이 분명히 더 있는 것 같다는 것이다. 「홀링즈워드」 한·미 1군단 사령관은 지난 1월말 서부 전선에서 이미 발견된 「터널」 이외에 13개가 더 있는 듯 하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
전 국토를 피로 물들게 했던 6·25 동란을 체험한 우리로서는 이들이 전비를 뉘우칠 줄 모르고 다시 동족의 피로써 피를 씻으려는 반민족적 남침 야욕에 사로 잡혀 있는 증거를 보고 새삼 분노를 금할 수 없다. 실상 이번에 발각된 북괴의 「터널」은 단순한 진지 구축이라기 보다는 바로 또 한번의 남침을 위해 마련된 전초 작전의 일단으로 파악되어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비무장지대의 군사 분계선 남쪽으로 1천5백m나 굴착된 이 「터널」속에는 많은 병력을 집결시킬 수 있는 광장이 있고 그곳부터 「터널」이 우리 후방쪽 세 군데로 갈라지고 있는 흔적이 있다니 더욱 그렇다.
이러한 북괴의 새로운 침략 수법에 시급히 대응해야할 절박감을 새삼 느끼지 않을 수 없다. 그런 의미에서 다행인 것은 이번의 「터널」 확인이 우연한 발견이 아니라 과학적 조사에 의해서였다는 사실이다. 더우기 이 「터널」 효과를 무력화시키기 위한 차단 동굴 굴착이 진행중이란 소식에 한결 마음이 놓인다.
북괴의 갖가지 도발과 침략 행위는 그들의 무력 적화 통일이라는 기본 목표에 비추어 충분히 예측할 수 있던 일이다.
그렇긴 하지만 휴전 협정 위반은 고사하고라도 7·4 남북 성명에서 『무장 도발을 하지 않으며 불의의 군사적 충돌 사건을 방지하기 위한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기로 합의』한 것은 도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결국 그들은 7·4 성명마저 우리의 안보 태세 약화를 노린 허위에 찬 위장 평화 공세 이외에 아무 것도 아니었음을 단적으로 증명하고 있는 것이다.
그들은 7·4 성명 이후 공격용 중전차 3백65대. 「미사일」을 장비 한「오사」정 4척, 사정거리가 서울 남방 평택까지에 이르는 지대지 「미사일」인 「프로그」 7을 12기나 도입했으며 「미그」 전폭기 51대, 잠수함 4척, 화력정 및 상륙용 주정 1백척 등 기습용 무기와 「게릴라」 수송용 AN-2기 1백19대를 도입, 배치했다.
그밖에 공군 기지·「미사일」 기지를 남하시키고 예성강 하류에 도하 장비를 집결시켰다는 정보도 있으며, 요즘 북괴에선 매일 미군의 침략을 규탄하는 군중 대회가 열리고 있다 한다.
무력 남침 야욕은 우리의 안보 태세에 따라 저지될 수도, 오히려 자극될 수도 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경각심을 높이면서 하루 속히 민주적으로 국민 역량을 총집결할 수 있는 안보 태세를 갖추어야 될 것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