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의 경기|박성상<한국은행 이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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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월간 경제동향에서 보고된 경제지표를 보면 수출이 월간 3억「달러」수준으로서 대 전년동기에 비하여 증가되지 못하고 있다.
특히 LC 내도 액이 늘어나지 않고 있다는 것은 해외경기가 아직도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나타내고 있다. 물론 해마다 1월과 2월은 LC 내도 액이나 수출액이 연중 계절적으로 가장 저조한 시기라고 하지만 60억「달러」의 수출고지를 향하는 첫 걸음이라는 점에서 앞으로의 추세가 주목된다.
지난 1월중의 경기예고지표는 지난해 12월과 똑같은 1을 유지함으로써 국내경제활동이 계속 저조함을 나타내고 있으며 산업생산이 4·1%, 출하는 9·2%의 감소를 보임으로써 재고가 1% 증가하고 있다. 들리는 말에 의하면 전년에 저조했던 섬유·합판·가기 등은 수출수요가 약간 회복되는 기미를 보이고 있으나 철강 제 등 1차 금속관계수출수요가 저조하다고 한다.
세계경제는 미국이 금년 상반기까지 계속 불황동면을 보이다가 하반기부터는 생산 감소추세에서 상향추세로 방향전환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고 은행금리(프라임·레이트)도 8·25%에서 7·75%로 인하되고 있으며 6%이하로 떨어지면 주택건축·자금공급이 가능해진다 고들 한다. 미국의 자동차산업의 불황은 현금환불이라는 실질가격 인하를 통하여 판매촉진을 꾀하고 있으나 미국의 자동차 산업의 경기회복과 철강재산업과의 연관관계가 긴밀하다는 점에서 그 귀추 또한 주시해야 할 것이다.
미국경기를 관찰하는데 있어 주택건축과 자동차산업이 2대 지주로서 미국경기를 좌우한다고 한다. 일본의 경기는 국제 수지 면의 애로가 거의 없다는 점에서 또한 일본의 국내물가가 안정세를 회복했다는 점에서 경기회복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하는 관측이 우세하나 노동조합의 춘투가 그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과 일본이 우리수출의 주요 대상 국이라는 점에서 양국의 경기회복을 기대할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작년도의 수출입 상황을 보면 대일 수출이 73년의 12억4천1백만「달러」에서 13억8천만 「달러」로 그 성장세가 둔화된 반면 수입은 17억2선7백만「달러」에서 26억2천1백만「달러」로 증가하여 수입역조가 대단하다. 대미수출은 미국경기가 계속 하강추세에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73년의 10억2천1백만「달러」에서 14억9천2백만「달러」로 증가하여 48%의 수출신장을 했으므로 금년에도 이러한 추세가 계속되기를 기대 할만 하다.
문제는 대일 수출이 저조하고 대일 수입이 급증하여 약 13억「달러」의 역조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금년에는 대일 수출의 저조 상을 탈피하는 대책이 아쉽다고 할 수 있다.
일본의 무역동향을 보면 통관기준으로 수출은 50%가 증가한 5백56억「달러」, 수입은 61·9%가 증가한 6백20억「달러」이다. 일본이 6백20억「달러」의 수입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 나라의 대일 수출의 확대를 위한 노력이 필요한 것으로 느껴진다.
세계경제가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는 관측이 있는 반면 그 회복세가 부가 정의 성장으로 바뀐다는 뜻이고 회복세의 수준이 대단한 것이 되지 못 할 것이라는 견해도 있고 보면 우리의 수출이나 국내생산 면에서도 전략적인 대책이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 첫째는 약 40억「달러」에 달하는 대일 수입의 그 대부분이 수출용 원자재와 자본재 수입이라는 점에서 수출용원자재와 자본재의 일부를 국산 대체함으로써 장기적으로 수입부담을 경감하는 한편 국내생산의 증가가 가능해짐으로써 국내경기회복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점과, 둘째는 이와 같은 수입대체 산업의 육성을 통하여 고도의 기술산업의 발달로 대일 수출은 물론 5천2백억「달러」의 세계 무역시장에 침투해야 한다.
이를 위한 산업고도화는 산업 및 투자정책의 방향을 수입대체 산업 쪽으로 전환해야 할 것이다. 이는 물론 단기적으로 가능하지는 않다 하더라도 투자의 방향을 장기적인 안목에서 지금부터 검토하여 실행에 옮기는 것이 소망스럽다.
세계가 당면하고 있는 경제문제는 원유 값이 대폭 인하되지 않는 한 짧은 시일 안에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려운 것이 아니겠는가 하는 점에서 장기대책에 더 큰 정책적 배려가 필요하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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