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영병 인질 여인 사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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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파주=신종수·정일상·양영훈 기자】5일 상오6시쯤 경기도 파주군 금촌읍 맥금리 조재현씨(41) 집에 파주군 탄현면 육군 모부대 소속 탈영병 이학신 일병(23)이 M-16자동소총 1자루와 실탄90발을 들고 침입, 조씨의 부인 이옥수씨(39)를 사살하고 조씨의 4자녀를 인질로 군·경과 대치했다.
이 일병은 상오 11시20분쯤 자수를 권유하러온 대대장 정태원 중령 등 4명을 다시 인질 삼아 「지프」로 귀대도중 상오11시30분 금촌읍 금촌2리54 대로상에서 대대장 정 중령의 허벅지를 쏴 중상을 입히고 양춘근씨(50)집에 뛰어들어 김씨 등 2명을 인질로 하오2시 현재 군·경과 대치중이다.
이 일병이 쏜 유탄에 근처에 있던 김미애양(17·파주여상2년)이 둔부에 총상을 입었다.
이 일병은 이날 상오0시30분쯤 보초근무를 마치고 내무반으로 들어가 소총과 실탄을 갖고 탈영, 상오6시쯤 맥금리 조씨 집에 나타났다.
이 일병은 마침 부엌에서 밥을 짓던 이씨와 마당에 있던 장남 영식군(18·문산종고3)에게 총을 겨누고 안방으로 들어가게 한 뒤 이씨와 영식군, 장녀 영숙양(16), 2녀 영보양(9), 2남 영호(9)군 등 5명을 『대들면 모두 죽인다』고 위협, 손발을 빨랫줄로 묶었다.
상오 6시50분쯤 범인은 이 여인에게 옷을 벗으라고 요구, 이씨가 속치마바람으로 소리를 지르며 뛰어 나가자 복부에 총1발을 발사, 숨지게 했다.
이 일병은 상오10시5분과 20분 각각 영숙·영실·영호 등 3명이 밥을 차리겠다고 하자 밖으로 내보내고 장남 영식군 만을 인질로 남겼다.
이 일병은 영식군에게 『부대의 선임하사가 나의 돈을 빼앗고 기합을 자주 주어 이런다』고 범행동기를 주장했다.
상오11시쯤 대대장 정 중령 등 4명이 찾아가 『아직 보고하지 않았으니 자수하면 불문에 붙이겠다』고 설득하자 이 일병은 정 중령 등에게『손을 들고 뒤돌아서라』고 한 뒤 공포1발을 쏘고 등뒤에서 총을 겨눈 채 정 중령이 타고 온「지프」뒷좌석에 올라 차를 몰게 했다.
차가 4㎞쯤 떨어진 금촌리54 앞길에 이르자 이 일병은 갑자기 앞자리에 탔던 정 중령의 왼쪽 허벅지에 실탄4발을 발사하고 뛰어 내려 계속 6발을 난사하며 사창가인 양씨 집에 뛰어들어 주인 양씨와 창녀 박모양(23) 김모양(21)등 3명을 인질로 버티고있다.
이 일병은 6년 전북 순창국민교를 졸업, 67년 정창중학교를 2년 중퇴했으며 순창에는 홀어머니 김먼례씨(50)와 여동생 2명이 소작농을 경영, 어렵게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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