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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쉬는 게 보약 … 20년 만에 5주 휴식 … 미셸 위 성적 쑥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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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540야드의 파 5홀에서 4번 아이언으로 2온 하는 여자. 미셸 위(25·나이키골프·사진)가 사랑(?)에 빠졌다. 천재성을 잃었다는 평가를 받던 미셸 위가 경이적인 파워로 다시 돌아왔다. 세계적인 골프교습가이자 미셸 위의 스윙코치인 데이비드 레드베터(62·미국)는 25일(한국시간) 미국 CBS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미셸 위가 마치 골프라는 남자와 깊은 사랑에 빠진 것 같은 느낌”이라고 찬사를 보냈다.

 미셸 위를 미셸 위답게 만든 방법은 단순했다. 충분한 휴식이 그를 바꿔놓았다. 투어 프로들은 고된 장거리 이동과 치열한 순위 경쟁 등으로 시즌 말미면 녹초가 된다. 하지만 새 시즌을 위한 과제가 많아 긴 휴식은 꿈도 꾸지 못한다. 미셸 위도 주위의 지나친 간섭 속에서 골프 기계처럼 훈련에만 매진해야 했다. 5세부터 그렇게 쳇바퀴 같은 인생을 살았던 미셸 위는 20년 만에 처음으로 휴식 같은 휴식을 취했다. 5주간의 휴식은 너무나 달콤해 미셸 위를 춤추게 했고, 그는 올 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 새 바람을 예고하고 있다.

 변화는 성적표에서 확인된다. 미셸 위는 지난주 LPGA 투어 혼다 타일랜드에서 빼어난 샷 감각을 뽐냈다. 최종 성적은 10언더파 단독 4위. 시즌 개막전인 퓨어실크 바하마 클래식(공동 13위)보다 순위가 올랐다. 사실 그는 우승도 넘볼 수 있었다. 많은 버디 찬스를 얻었지만 미완성인 ‘ㄱ자형 퍼트(허리를 90도로 꺾은 뒤 샷)’가 발목을 잡았다.

 세부 기록을 따지면 톱랭커 부럽지 않다. 올 시즌 그린적중률(81%)과 평균 타수(69.750타)에서 3위 다. 또 60대 타수를 4차례(2위)나 기록하는 등 일관된 샷 감을 뽐내고 있다. 미셸 위는 지난해 그린적중률이 69%에 불과했다. 20년 만에 얻은 휴식인 만큼 아주 특별했다. 고향 하와이에서 노숙인에게 무료 급식을 했고, 병원에서 아픈 아이와 시간을 보내면서 삶을 되돌아봤다. 따뜻한 마음을 나눈 동시에 자신의 심신도 함께 달랜 듯하다.

김두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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