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전쟁] 쿠웨이트 미사일 공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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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군이 쿠웨이트에 스커드 미사일을 잇따라 발사하면서 쿠웨이트 전체가 공포에 휩싸였다.

이라크군은 19일 개전 이후 10여발의 스커드 미사일을 쿠웨이트 북부지역 미군 주둔지와 쿠웨이트시티를 향해 발사했다.

이에 대해 쿠웨이트 군 당국은 "발사된 미사일 중 두세발은 연합국측 패트리어트 미사일에 의해 요격됐으며 나머지는 모두 사막이나 바다에 떨어졌다"며 "주요 시설이나 인구 밀집지역에 도달하지 않아 큰 피해는 없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쿠웨이트 주민들은 "쿠웨이트가 이라크전의 격전지가 되는 것 아니냐"며 동요했다. 쿠웨이트시티 도심에는 미사일이 추가 발사될 때마다 공습 사이렌이 울리고 차량 통행이 끊기는 한편 행인들이 긴급 대피하는 등 공황상태에 빠졌다.

시민들은 특히 이라크의 생물.화학 공격에 대비, 창문을 막고 방독면과 방호복을 점검했다. 쿠웨이트시티에서 사우디아라비아 국경으로 가는 도로에는 피란길에 오른 시민들의 차가 몰렸다.

일부 시민은 "왜 미군이 공격 초반에 뜸을 들여 쿠웨이트를 위험에 빠뜨리는지 모르겠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쿠웨이트 북부의 미군기지에도 팽팽한 긴장이 흘렀다. 이라크와 쿠웨이트 국경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캠프 펜실베이니아에서는 20일에만 네차례의 스커드 미사일 경보 사이렌이 울렸다.

부대원들은 미사일 한 개가 인근에 떨어졌다는 소식을 듣자 "미군의 첨단 패트리어트 미사일이 20세기의 유물인 이라크의 스커드 미사일을 제대로 떨어뜨리지 못하고 있다"며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신은진 기자, 외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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