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괴 간첩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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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국방부는 15일 동해 거진 앞 바다에서 육·해·공 합동작전을 벌인 끝에 북괴 간첩선 1척을 격침시켰다.
이 작전에서는 3군의 합동작전이 지체없이 이루어졌다.
전투는 비록 간첩선 1척을 격침하는 한정된 규모의 것이었다 할지라도 인군과의 협동을 긴밀히 했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것이었다.
특히 이번 교전에 있어서 북괴 간첩선이 시속 25「노트」이상의 전속력으로 북상 도주하고 있었다 하므로 촌각을 다투는 전투에서의 합동작전이 성과를 거둔 것은 주목할 만하다. 또 이번 교전 중 북방 한계선 바로 북쪽에서는 북괴의 무장선 14척과 항공기가 집결해 있었다고 하는데 이로 미루어서도 대 간첩 작전에서의 상대적인 동원은 언제나 필요한 것이며, 이 사실은 앞으로 3군 합동작전의 중요성을 더욱 절감케 하는 것이다.
또 이번 대 간첩작전에 있어서 불행하게도 소년 2명이 사상되는 피해를 보았지만, 작전에 참가한 장병들이 공훈을 세운 것은 간첩선에 타고 있었던 북괴 정치보위부원 1명을 생포했다는 점이다.
작년 10월 전 개성지구 정치보위부 지도위원이었던 공탁호의 기자회견에서 북괴의 실정이 폭로된 바 있었다. 이번에 생포된 무장공비가 북괴의 정치 보위부원이라고 할 것 같으면 북괴 안의 반당·반국가 음모 행위자 색출 검거와 공작원 양성 및 남파 등을 주임무로 하는 정치보위부의 흑막은 물론, 북괴의 최근 사정이 또 다시 백일하에 폭로될 것으로 보여진다.
북괴의 이번 대남 도발사건에서 특히 주목되는 것은 그들이 국민투표를 전후해서 대남 심리전을 격화시키고 있는 점이다.
지난 1월 하순에 있었던 휴전선 전역에서의 대남 비방방송, 그리고 그에 뒤이은 방송 전파 방해, 불온 전단을 실은 대형기구 남파 등이 바로 그것이다.
이러한 것들이 7·4공동 성명은 더 말할 나위도 없고 평화시의 국제적인 관례를 무시한 적대적 도발 행위라는 것은 더. 이상 설명의 여지가 없다.
북괴는 아마도 현 남한정세를 오판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또한 북괴는 대내적인 불만 불평을 대외적으로 전환하기 위한 책동을 벌이려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 이유가 나변에 있든 간에 대남 도발의 격화는 완전한 오판이요, 그대로 반 평화적·반민족적 범죄 행위라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다.
원래 심리전이나 신경전은 개방된 사회에서는 그 효력이 극도로 제한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개방된 사회의「매스컴」은 시시각각으로 움직이는 제반정세를 남김없이, 그리고 여러 각도로 전달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북괴는 막대한 비용과 수단을 동원하여 허위·날조·조작의 대남 선전 선동과 교란을 일삼고 있지만, 그것이 자유세계 국민들에게는 역효과 이외의 아무런 소득도 가져다주지 못할 것임을 깨달아야 할 것이다. 이제 분단 30년, 그 동안의 민족적인 비극을 겪어 온 동포의 염원은 두 번 다시 6·25와 같은 참극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며, 하루빨리 남북간의 긴장이 해결되기를 바라는 것이다. 북괴는 부질없는 대남 도발을 즉시 중지하고 남북간의 문제를 효과적으로, 그리고 순리대로 해결할 수 있는 남북 대화에 성의를 보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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