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려 입지 않아도 반짝 보석보다 주목 받는 시계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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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3호 14면

반클리프 아펠. 미드나잇 플라네타리움 포에틱 컴플리케이션

꿈과 환상의 세계로 인도하는 프랑스 하이주얼리와 실속 있고 부담 없는 이탈리아의 프레타 포르테 주얼리. 이 두 주인공은 2014년 새해 오트쿠튀르 기간에 함께 열린 파리 하이주얼리 프레젠테이션(1월 넷째 주 방돔광장 일대)와 비첸차 주얼리 박람회(1월 18~22일)에서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유럽 주얼리, 올해의 경향은

별자리 주제로 한 시계, 진주 활용한 시계 
브랜드들이 보석보다 시계에 쏟는 열정이 더 뜨거웠다. 최상급의 패셔너블한 하이주얼리를 착용하려면 의상까지 제대로 갖춰야 하지만 하이 엔드 주얼리 워치는 드레스를 입지 않더라도 매일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클리프 아펠은 올해에도 별자리를 주제로 했다. 미드나잇 플라네타리움 포에틱 컴플리케이션 워치는 태양계와 태양을 중심으로 도는 행성을 재해석해 제작한 작품으로 천상을 축소시켜 손목에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킨다.

샤넬은 진주를 사용한 새 컬렉션 ‘르 페르 드 샤넬’을 선보였다. 남양 진주, 담수 진주, 타히티 진주, 일본 아코야 진주까지 원산지별 최고의 양식 진주만을 엄선해 카멜리아, 코메트, 깃털, 리본, 사자 형상 등 샤넬의 대표 이미지를 형상화했다.

빅투와르 드 카스텔란이 이끄는 디올 주얼리는 그녀의 장난기 넘치는 시적 세계를 그대로 반영했다. 화이트 세라믹 시계 ‘윗 그랑 발 레질 모델’에는 디올 하우스가 독자 개발해 특허를 인정받은 오토매틱 무브먼트 ‘디올 인베르세 8 1/4’ 칼리버가 장착됐는데, 다이얼 위에서 소용돌이치듯 풍성한 무도회 드레스 느낌을 준다.

부쉐론은 콰트르(Quatre) 컬렉션에 방점을 찍었다. 세 가지 색상의 금으로 제작한 다이아몬드 팔찌는 콰트르 반지를 확대시킨 형태에 반지 표면 텍스추어와 유사한 프린세스, 바게트, 라운드 커트 다이아몬드를 세팅해 모티브를 살렸다.

루이비통 주얼리의 수석 디자이너로도 활동하고 있는 ‘주얼리 정원사’ 로렌스 보이머도 독창적인 스타일로 제작된 실험적 주얼리들을 선보였다.

이탈리아 보석 디자인 흐름은 ‘작은 보석 돋보이게’
최근 이탈리아 보석 디자인계에서는 작은 보석을 하나의 큰 스톤으로 보이게 하는 일루전 세팅이 대세다. 얼핏 보면 하나의 큰 보석 같은 세팅 방식은 적은 예산으로 큰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에 다이아몬드는 물론 컬러스톤과 파베세팅에 많이 사용된다.

화려한 색상의 큰 보석이 중앙에 박힌 칵테일 반지는 접합석(얇게 썬 모패나 불투명 루비 등에 크리스털을 얹어 비싼 스톤으로 보이는 효과를 주는 보석)이나 캐보션으로 연마한 불투명 보석을 물려 저렴한 가격으로 비싸 보이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십자가·눈·손·무당벌레·하트 모양의 펜던트는 착용자에게 용기와 믿음을 주는 주술적 역할 때문에 제작 수요가 늘어나는 추세다. 특히 외부에서 침입하는 악을 미리 본다는 눈과 악을 막아주는 파티마의 손은 유럽의 부적이 아님에도 가장 각광받는 아이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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