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의 왕국』미국『절약이 미덕』으로 생활태도가 달라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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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식량·석유 등 각종 천연자원이 딸리게 되자『소비가 미덕』으로 통하던 미국인들의 생활방식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미국인들의 소비수준은 작년 한햇 동안 써 없앤 물품명세만 봐도 충분히 짐작이 가는 일. 자동차「타이어」가 1억 개, 병3백억 개, 통조림 6백억 개, 자동차 8백만 대, 「플라스틱」4백만t….
그뿐 아니다. 인구로 따지면 세계 전체의 5%밖에 안되면서「에너지」소비량은 40%나 되었던 것이다. 또 미국인 한 사람이 1년 동안 먹어 없애는 곡물은 1천㎏인데 이것은 인도인들이 먹는 양의 5배. 그렇다고 미국인들이 하루 열끼씩 먹는 게 아니라 곡물을 소·돼지·닭에 먹여서 이를 잡아먹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빚어진 것이다.
전문가들의 계산에 의하면 미국인들이 고기를 10%만 덜 먹어도 6천만 명이 포식할 수 있을 것이라 한다. 그러나 30여년 동안 지속되던「낭비시대」는 이제 끝났다. 병·깡통·휴지는 물론 헌 직물 유제품도 종전처럼 쓰레기통으로 직행하는 대신 소중하게 재생공장으로 모셔지는 것이다.
태양열을 이용한 실용적인 발전기가 1∼2년 안에 발매될 예정이고 기름 값을 못이긴 각 가정에서는『가구당 l대의 자동차』가 새 구호로 등장했다. 만약 각 가정이 자동차 1대로 견딘다면 앞으로 26년 동안 새 자동차 판매는 73년의 한햇동안 실적보다도 50만 대나 떨어진 1천1백만 대에 끝날 것이다. <외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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