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번째 우승 도전 한국 '스웨를 넘어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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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왼쪽부터 박정환 9단 (21세), 김지석 9단 (25세), 스웨 9단 (23세), 저우루이양 9단 (23세), 탄샤오 7단 (21세).

개인전에선 턱 없이 밀리는 한국이 왜 단체전에선 중국을 압도하는 것일까. 순전히 우연인가, 아니면 어떤 비밀이 담겨 있는 것일까. 한국 팬들도 궁금해하지만 중국 쪽은 훨씬 더 궁금해한다. 2014년 한·중 첫 대결이 25일 상하이에서 막을 올린다. 무대는 제15회 농심신라면배 최종라운드. 10국까지 진행된 현재 한국이 중국에 약간 뒤져 있지만 이 대회가 ‘단체전’이기에 뚜껑을 열어보기 전에는 짐작조차 할 수 없다. 지난해 한국은 농심배 포함해 7개 단체전에서 우승했고 개인전에선 중국이 6개 메이저대회를 휩쓸었다.

 한국은 랭킹 1위 박정환 9단과 랭킹 2위 김지석 9단 두 명이 남아 있다. 이세돌 9단을 제외한다면 한국의 투 톱이라 할 두 기사는 지난해 거의 매번 한 팀이 되어 단체전의 놀라운 성적표를 만들어냈다. 중국은 스웨 9단(중국 1위), 저우루이양 9단(5위), 탄샤오 7단(10위) 3명이 남아 있다. 이 셋 중 스웨와 저우루이양은 세계챔프라 전력 면에선 중국 우세다. 마지막 한·중전이 더욱 볼 만해졌다. 일본은 제10국에서 마지막 선수 장쉬 9단이 김지석에게 패배하며 전멸했다.

 25일의 제11국은 김지석(25) 대 탄샤오(21)의 대결이다. 한번 맞붙어 김지석이 이긴 경험이 있지만 탄샤오도 상승세의 신예라 결코 쉽지 않은 승부가 예상된다.

탄샤오를 꺾으면 다음 상대는 저우루이양(23)인데 그는 지난해 바이링배 우승자이자 올해 LG배 준우승자다. 그러나 상대 전적에선 세계대회 무관인 김지석이 2전2승으로 앞서 있다. 가장 힘든 적수는 스웨다. 중국랭킹 1위 스웨에게 김지석은 2전2패를 기록 중이다.

 김지석이 3연승으로 끝낼 수 있다면 최상이지만 그가 어느 대목에선가 패하면 박정환(21)이 마지막 주자로 나서게 된다. 박정환은 지난해 농심배에서 한국 주장으로 나가 셰허와 장웨이제를 연파하고 한국의 농심배 11번째 우승을 결정 지었다. 박정환은 상대 전적에서 탄샤오에게 1승2패다. 저우루이양에겐 5승1패로 크게 앞서 있고 스웨에겐 1승4패로 크게 뒤져 있다.

 결국 최대 난제는 중국 1위 스웨로 귀결된다. 박정환은 지난해 삼성화재배 8강전에서 스웨를 시종 밀어붙여 질 수 없는 바둑을 만들어 놨으나 막판 스웨의 끈덕진 수읽기에 말려들어 역전패했고 그 이후 한동안 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로 상처를 받았다. 중국에 수많은 강자가 존재하지만 그중에서도 스웨는 신흥 중국의 상징으로 꼽히고 있다. 비공인 세계랭킹에서도 스웨가 1위고 박정환이 2위다.

 박정환도 스웨를 넘어야 세계적 강자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에 스웨를 향한 그의 마음은 비장하지 않을 수 없다.

 중국은 단체전 징크스는 두 번 다시 없다며 결의를 다지고 있고 한국은 이번에도 멋진 역전극으로 농심배 통산 12번째 우승을 달성한다는 각오다. 올해의 첫 한·중 대결에서 승리의 여신은 누구의 손을 들어줄까. 2010 광저우아시안게임 단체전 금메달리스트인 박정환은 군 면제를 받아 논산에서 4주간의 기초 군사훈련을 받고 20일 퇴소했다.

  박치문 전문기자

박정환 9단 (21세) 한국랭킹 1위. 세계랭킹 2위(비공인). 2013 세계대회 단체전 4개 우승. 2013바둑대상 MVP

김지석 9단 (25세) 한국랭킹 2위. 세계랭킹 3위(비공인). 2013 olleh배 , 2013 세계대회 단체전 3개 우승

스웨 9단 (23세) 중국랭킹 1위. 세계랭킹 1위(비공인). 2009년 중국신인왕전 우승. 2013 중국 내 창기배 우승

저우루이양 9단 (23세) 중국랭킹 5위, 세계랭킹 8위(비공인). 2008년 중국신인왕전 우승. 2014 LG배 준우승

탄샤오 7단 (21세) 중국랭킹 10위. 세계랭킹 12위(비공인). 2011 중국기전 3관왕. 2012 중국명인전 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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