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 당분간 집단 지도 체제로 환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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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모스크바 5일 AFP동양】소련 공산당 서기장 「레오니드·브레즈네프」의 건강 상태가 어떻든간에 공식 성명들은 소련이 적어도 당분간 국정 운영에 있어서 지금보다 더 조직적인 집단 지도제로 환원했다는 가설을 증명해 주고 있다.
일부 소련 문제 전문가들은 「브레즈네프」 당 서기장이 당내에서 자신의 권위와 위신에 대한 수 차례의 공격을 받은 후 전술적인 후퇴를 한 인상을 주고 있으나 그렇다고 그가 「바르비하」에서의 요양 생활을 하고 권토중래 할 가능성을 결코 배제하는 것은 아니라고 5일 말했다.
이 전문가들은 지금과 같은 상황 아래서 당중앙위원회의 연례 성명 내용을 주의 깊게 분석했다.
지난 4일 소련 신문이 일제히 보도한 이 연초 성명은 지난 7월 「닉슨」전 미국 대통령이 「모스크바」를 방문하여 가진 제3차 미·소 정상 회담의 결과들을 승인하면서도 브레즈네프 서기장의 개인적인 공적을 찬양하지 않은 사실을 크렘린 전문가들은 주목했다. 1973년의 미·소 정상 회담 후에는 「브레즈네프」의 개인적인 공적이 높이 찬양됐었다는 사실을 상기할 때 「닉슨」의 사임이 한때 황홀감에 빠졌던 화해 시절에 종지부를 찍고 「브레즈네프」의 개인적 지위를 약화시킨 것 같다. 서방의 경제 위기는 국제 정치 무대를 변모시켰고 이 때문에 소련은 반성의 시기 또는 주저의 시기로 돌입한 것 같다.
그가 무역상 최혜국 대우를 받는 대가로 유대인의 해외 이주를 완화하기로 미국과 체결한 비밀 협정이 공개적으로 당에 의해 거부당한 것이라든지, 그의 중동 순방 계획이 취소 당한 것이라든지, 그의 와병설이 전 세계에 퍼진 것 등등은 그의 명예를 크게 손상시켰다.
설상가상 격으로 경제적 문제들이 제기 되었다.
소련 국민들은 열심히 일을 하지 않고 생산품의 질은 저하되고 있으며 소련 지도층은 이러한 사실을 스스로 시인하고 있다.
소련은 그 동안 집단 지도제에서 크게 이탈해 본 일이 없다는 것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지난 몇년 동안 특히 「닉슨」 대통령이 1972년 「모스크바」를 처음 방문하여 화해 시대가 개시된 이래 「브레즈네프」 서기장이 앞장서온 것은 사실이지만 항상 그의 정책이 새로운 단계로 옮겨질 때마다 당정치국 전체의 분명한 동의를 얻으려고 신경을 써왔다.
「브레즈네프」 서기장은 당 정치 국내에서 지배적 지위를 차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최고 회의 간부 회의장 「니콜라이·포드고르니」·수상 「알렉세이·코시긴」·「미하일· 수슬로프」 및 「안드레이·키릴렝코」와 같은 독보적 지위를 가진 지도적 인물들에게 둘러싸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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