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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최초로 내년 7월에 열릴 오끼나와 해양박람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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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오끼나와=이종호 특파원】『바다를 테마로 한 인류의 미래』를 구현, 새로운 해양시대의 개막을 알리기 위한 세계최초의 「오끼나와」해양박람회(EXPO 75)는 내년 7월20일의 개막을 앞두고 현재 관련공사가 급「피치」로 진행되고있다.
「오끼나와」 현지주민들의 자연파괴라는 반발이 빗발치는 가운데 도로·항만 등 부대시설이 자연경관을 해치면서 계속 건설되고 있고 박람회장에는 주요전시관의 골조공사를 태풍기전에 끝낼 계획으로 서둘러 진행중이다.
일본이 해양박람회를 오끼나와에서 개최키로 결정한 것은 오끼나와의 도로·항만·공항 등 사회간접자본개발을 촉진하기 위한 것과 박람회가 끝나면 그 장소를 세계적인 관광휴양지로 영구히 활용할 일석이조의 목적 때문이다.
이번 해양박람회 예산은 협회의 건설비와 운영자금만을 합치면 4백28억「엥」정도로 짜여져 있으나 항만·도로·수송수단 등의 공공사업비를 가산하면 총 투입자금이 약2천5백억「엥」으로 우리 나라 내년예산의 약 3분의1정도.
그러나 매년 거듭되는 격심한「인플레」로 총 투입자금은 3천억「엥」을 넘으리라는 예상이다.
당초 이처럼 방대한 대금이 투입되면 대부분의 자금이 「오끼나와」에 떨어져 「오끼나와」섬 경제에 큰 도움이 되리라는 점이 자연파괴라는 현지민의 반발을 어느 정도 무마시켜왔으나 각종 공사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본토 건설회사들이 거의 공사를 독점하다시피 하고있고 또 현지민의 채용까지도 능률이 낮다는 이유로 외면 당하고 있기 때문에 최근 자연파괴에 대한 반발은 더욱 커지고 있다는 얘기다.
박람회장 입지선정 때부터 자연파괴라는 반발과 공해가능성 등 여러 가지 반발 때문에 1, 2차 후보지가 결정을 보지 못하고 「오끼나와」현청이 있는 「나하」시 북방 80km(육로)지점인 「모도부」해안으로 최종 낙착됐으나 사회간접자본이 개발되는 이면에는 고속도로건설 등으로 아름다운 해안이 파괴된다는 반발은 씻을 수 없는 것 같다.
내년 7월20일에 개막, 76년1월18일까지 만6개월 동안 열리는 오끼나와해양박람회는 「테마」가 제시한 것처럼 인류와 바다와의 미래관계를 구현, 최근 세계의 사조가 우주로부터 해양으로 관심이 이행되는데 따라 인류 전체의 평화적 번영에 바탕을 두고 인류가 해양으로부터 향수하고 얻는 은혜를 크게 부각시키자는데 목표를 두고있다.
따라서 바다와 육지를 합쳐 1백만입방m(약33만평)의 회장에는 각 참가국과 일본 유수의 대기업들이 최신의 해양개발 성과와 해양문화, 웅대한 해양에 대한 미래의 구상 등을 전시하게된다.
일본이 정식으로 이번 해양박람회에 출전 초청을 낸 것은 일본과 국교를 맺고있는 세계 1백42개국과 「유엔」을 비롯한 34개 국제기관.
이 가운데 지난11월15일 현재 참가결정을 통고한 나라는 22개국에 5개 국제기관이다.
앞으로 더 늘어날 전망이긴 하나 현재로서는 「볼리비아」·영국·「리베리아」·「페루」·소련·「쿠바」·백「러시아」·「피지」·「우크라이나」·「헝가리」·「이집트」·미국·「말타」·「스페인」·「캐나다」·「모나코」·동독·「이란」·한국·호주·EEC·이태리(참가신청순위) 등이고 국제기관으로는 WHO(세계보건기구)·「유엔」동남아무역투자관광촉진「센터」 등 5개 기관.
일본국내 상사로는「미쓰비시」·「히다찌」·「스미드모」·「미쓰이」,부용「그룹」등.
미국과 소련·호주·이태리 등은 각각 독립관을 짓고 최신의 해양과학기술을 전시할 예정이다.
열여덟번째로 참가신청을 낸 우리 나라는 「버스」및 「모노레일」종착점 부근의 종합전시관 빌딩2층 입구 첫 코너의 7백평방m(약 2백30평)를 얻어 약 3억6천만원의 예산을 들여 전시관을 마련케 돼있다.
이미 관계전문가들과 장예준 상공부장관이 한국관이 들어갈 현장을 둘러보고 전시구상이 진행 중이나 아직 전시종목은 확정되지 않았다.
무엇보다도 이번 오끼나와 해양박람회의 하일라이트는 일본정부가 전시하는 이래의 해상도시(오거폴리스호로 명명).
높이 32m·일면이 1백m인 정4각형의 이 해상도시는 최대수용인원이 2천4백 명으로 쾌적한 생활환경을 갖추게 되고 길이 2백30m의 도해교 양쪽에 해양목장을 설치, 각종 물고기들의 생태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하고 미래의 해양생활을 실감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일본정부는 박람회개최기간 중 1일 평균 2만4천 명의 관광객 및「비즈니스맨」들이 올 것으로 예상, 「오끼나와」남부에 1만8천5백, 중부에 6천5백, 북부에 7천명 등 약3만2천명을 수용할 수 있는 숙박시설을 갖출 계획으로 있다.
이 같은 종합적인 구상아래서 전시장·도로·항만·수송수단 등의 준비가 급 피치를 올리고 있으나 문제는 오끼나와 현지민들의 협조가 소극적이라는데 있다.
오끼나와는 2차대전과 월남전 수행을 위한 미군의 기지화 등으로 반전평화사조가 뿌리깊고 또한 일본 내에서도 혁신파(좌경화)세력이 가장 강한 곳이라서 일본정부에 대한 거부반응이 심하다는 평이다.
심지어 식수난을 겪으면서도 일본자위대가 해상수송으로 애써 공급해오는 물까지 거부했다는 과거의 경험으로 미루어 현지민의 호응은 기대하기 힘든 상태다.
뿐만 아니라 태풍으로 채소재배가 어려워 본토로부터 수송해다 소비하는 실정이기 때문에 물량도 문제지만 비싼 음식비 때문에 체재비의 상승이 관객의 부진을 초래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한마디로 해서 「오끼나와」해양박람회는 일본복귀후의 기념사업의 하나로 개발과 해양국으로서의 「이미지」부각을 위한 시도이긴 하나 현지의 호응이 없는 것 같은 인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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