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CIA, 50년대부터 반정인사 미행 도청 등 불법사찰 자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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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뉴요크 22일 UPI 동양】미 중앙정보국(CIA)은 1950년대부터 그 설립목적을 위반하여 국내 미국인에 대한 사찰활동을 해왔으며 반전론자·정부비판자들에 대한 도청·미행·우편검열 등 집중적인 사찰을 자행하여 그 중 적어도 1만명에 대한 사찰보고서를 작성했다는 사실이 드러나 자칫하면 이 기구가 해체될지 모를 위기를 자초해놓았다고 「뉴요크·타임스」지가 22일 보도했다.
「타임스」지는 이러한 사찰 작업이 현 「이란」주재대사이며 당시 CIA 국장이었던 「리처드·헬름즈」씨의 명령에 따라 이루어졌으며 그가 이 사실을 당시 「닉슨」대통령에게도 보고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하고 그 뒤 「헬름즈」씨 후임으로 취임한 「제임즈·슐레징거」국장(현 국방장관)과 그의 후임인 「윌리엄·콜비」현 국장이 CIA의 불법활동 정보를 입수, 진상을 조사했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보도에 대해 CIA측은 기사내용을 검토할 때까지 논평을 보류한다고 밝혔으나 CIA 활동상황에 정통한 한 고위관리는 보도내용을 시인하면서 『이는 폭발적인 기사다. 그것은 CIA를 파괴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타임스」지는 「세이머·허쉬」기자가 쓴 특종기사에서 CIA가 작성한 불순분자 명단에는 수명의 반전 의원들도 포함되었으며 이들은 CIA요원들의 철저한 미행을 당했다고 말했으나 이들의 신원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CIA는 1947년의 설립헌장에 의거, 국내 정보활동을 하지 못하게 돼있다.

<포드, 일부 정보입수 시인>
한편 「포드」대통령은 22일 미 중앙정보국(CIA)이 지난 수년간 국내 비판자들에 대한 부정사찰 활동을 했다는 보도에 대해 자기도 일부 정보를 입수했다고 시인하고 그러나 자신의 집권 중 그 같은 일은 절대로 허용되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는 CIA의 불법활동에 관한 「뉴요크·타임스」지의 보도에 대해 질문을 받고 자기가 신문기사를 직접 읽은 뒤 「윌리엄·콜비」 CIA국장과 전화로 상의한 결과 「콜비」국장은 그런 일이 지금은 중단되었다고 확답했으며 자기도 어떤 일이 있더라도 그런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상원, 백악관 스파이행위 비난>
【워싱턴 21일 AP 합동】미 상원 군사위원회의 한 보고서는 21일 미 국방성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에 대해 「스파이」행위를 했다고 비난하고 그러나 지난 70년과 71년에 일어난 이 사건들은 상호 관련이 없으며 군부에 대한 민간인지배에 아무런 위협도 제기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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