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민의원·당원 1백여명이 데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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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송진혁 기자】김영삼 총재를 비롯한 15명의 신민당소속 의원들과 이곳 신민당원 1백여 명은 20일 개헌추진 전남도지부 현판식에 이어 상오 11시30분부터 가두시위에 들어가 25분간 광주시 궁동의 당사에서부터 전남여고 앞-수협 전남지부-도청 앞-관광「호텔」앞 등 도심지를 거쳐 김 총재 일행의 숙소인 미도장 여관까지 약 1천5백m를 행진했다.
김 총재와 김형일 이중재 황낙주 이진연 의원 등이 「스크럼」을 짜고 앞장섰으며 1백여명의 당원들이 뒤를 따랐다. 이들은 행진하는 동안 『개헌만이 살길이다』는 등의 구호를 외쳤다.
약 3백명의 정사복경찰관은 시위저지에 나서 대열이 약 2백m 전진한 후 「페퍼·포그」를 발사했다. 경찰은 김명윤 최형우 황호동 문부식 박병효 의원 등을 대열에서 분리, 차에 태워 여관에 보냈으나 김 총재와 김형일 이택돈 김윤덕 의원 및 30여명의 당원은 저지를 뿌리치고, 여관까지 걸어갔다.
시위대열과 「잠바」차림의 저지경찰관들은 큰길에서 여러 차례 옥신각신을 벌였으며 11시53분께 대열이 금남로 3가에 이르렀을 때 「잠바」차림의 한 사복경찰관이 김 총재의 목덜미 등을 치기도 했으나 부상은 입지 않았다.
대열을 따라오던 청소년층·군중 약 50명은 한때 구호를 함께 외쳤으며 경찰관들이 대열을 막으려 덤비자 『와』하는 함성을 지르기도 했다.
이날 경찰은 적극적으로 시위를 저지하지 않고 시민의 합세를 막는데 주력했다. 시위자 중 한사람도 연행되지 않았다.

<「페퍼·포그」 한차례>
신민당 김 총재 일행의 20일 광주「데모」는 이곳 경찰의 유화책 탓으로 약 1·5km를 성공적으로 행진했다.
상오 11시30분 현판식을 끝낸 후 김 총재 일행은 숙소로 질러가는 골목길 대신 전남여고 쪽의 큰길로 진입.
대열이 약 2백m 전진하자 「페퍼·포그」발사차량이 대열의 뒤를 밀어내듯 바싹 쫓아 달리며 한차례 「페퍼·포그」를 발사, 매운 연기에 쫓긴 대열은 국세청 옆 골목길로 방향을 틀었다.
이날 가장 먼저 경찰에 의해 차에 태워진 사람은 거구의 황호동 의원. 4명의 사복에 붙들린 문부식 의원은 저항했으나 마침내 「택시」에 태워졌다.
여성 의원인 김윤덕 의원은 경찰이 손을 대려 하자 『어디에 손을 대느냐』고 호통을 쳤다.

<경찰지휘관이 사과>
대열이 숙소 가까이 이르렀을 때 한 경관이 김 총재에게 덤벼들어 손찌검을 했으며 이를 본 이택돈 대변인이 『왜 총재를 때리느냐』며 뛰어들었다.
11시55분 김 총재 일행이 숙소에 들어가자 한 경찰지휘관은 『죄송합니다. 어서 들어가십시오』하고 정중히 인사.
김 총재는 시위가 끝난 후 『개헌열의에 찬 광주시민의 표정을 체험한 좋은 기회였다』면서 『전진을 멈추지 않겠다』고 다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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